‘코로나19 경험 반영’...질병청, 감염병 위기 사회대응 매뉴얼 마련

이종삼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8 17: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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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 착용(사진: 매일안전신문DB)

 

[매일안전신문=이종삼 기자]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감염병이 다시 발생할 경우 거리두기나 시설 운영 제한 등 사회적 조치를 결정할 때 방역 효과뿐 아니라 국민 생활과 경제·교육·돌봄에 미치는 영향까지 담은 매뉴얼이 마련됐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적용할 사회적 대응의 원칙과 단계, 의사결정 과정과 사후 평가 기준 등을 담은 ‘감염병 위기 사회대응 매뉴얼’을 제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매뉴얼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향후 감염병 위기 대응체계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2월 발표된 감사원의 코로나19 대응실태 감사 결과와 6월 마련된 ‘감염병 위기관리체계 고도화 방안’의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질병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중보건 및 사회적 조치(PHSM) 관련 지침과 국내외 연구 결과를 검토하고 관계부처와 지방정부,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 등은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장기간 조치가 이어지면서 국민의 피로가 누적됐고 교육과 돌봄, 생계와 경제활동 등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도 나타났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 질병관리청이 '감염병 위기 사회대응 매뉴얼'을 제정했다.(사진: 질병관리청 제공)

이에 이번 매뉴얼은 감염병의 위험도와 과학적 근거를 기본으로 하면서 조치에 따른 사회적 영향을 함께 고려하도록 의사결정 기준을 구체화했다.

사회대응수단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먼저 ‘개인보호 조치’에는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기침예절 등이 포함된다. ‘환경 조치’는 환기와 공기정화·여과, 시설 내 표면 청소와 소독 등을 다룬다.

‘사회적 조치’에는 인원 제한과 거리두기를 비롯해 교통 차단, 지역 간 이동 제한과 출입 통제 등이 포함됐다. 증상이 있을 때 외출을 자제하거나 재택하도록 권고하는 방안과 집합 제한·금지, 시설 운영시간 및 이용방식 조정도 여기에 해당한다.

각 조치의 강도는 권고, 권고 강화, 제한, 금지’ 등 4단계로 세분화했다. 일률적으로 같은 조치를 적용하기보다 감염병의 특성과 확산 정도, 지역·시설별 위험 수준 등을 분석해 필요한 수단과 강도를 결정한다. 적용 대상의 특성과 현장 여건, 지원 필요성도 함께 고려하도록 했다.

특히 거리두기나 이동 제한처럼 국민의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조치는 신중하게 결정한다.

감염병의 전파력과 중증도, 의료체계의 대응 여력과 예상되는 방역 효과뿐 아니라 조치가 경제활동과 교육·돌봄 등에 미칠 영향도 검토한다. 취약계층에 부담이 집중될 가능성과 국민 수용성, 현장에서 실제로 시행할 수 있는지도 판단 기준에 포함된다.

사회적 접촉이나 이동을 크게 제한해야 할 경우에는 필요한 지역과 대상에 한정해 가능한 짧은 기간 시행하도록 했다. 동시에 의료·돌봄 등 필수서비스를 유지하고 취약계층을 보호할 방안도 마련하도록 명시했다.

조치를 시행한 이후에도 평가가 이어진다. 실제 감염 확산을 얼마나 억제했는지와 함께 국민 생활과 경제, 교육·돌봄 및 취약계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한다. 현장에서 조치가 제대로 이행됐는지와 국민이 어느 정도 수용했는지도 살펴본다.

평가 결과에 따라 기존 조치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강화·완화·해제할 수 있으며 향후 매뉴얼을 수정하는 자료로도 활용한다.

질병청은 평상시에도 관계부처와 지방정부, 전문기관 간 정보공유 체계를 갖추고 담당자를 대상으로 교육과 모의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매뉴얼 자체도 고정된 지침으로 두지 않는다. 새로운 연구 결과와 국내외 감염병 대응 경험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살아있는 매뉴얼(Living Manual)’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내용을 수정·보완할 방침이다.

‘방역 및 사회대응 분과위’를 통해 세부 내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가 참여하는 사회대응 세미나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매뉴얼은 감염병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도 국민의 일상과 취약계층을 함께 보호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며 “다음 감염병 위기에는 과학적 근거와 형평성에 기반한 정교하고 실행 가능한 사회대응이 이뤄지도록 평시부터 관계부처·지자체와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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