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04일 실종 장미란씨 시신 확인…허위 종결 책임 수사 확대

이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08-25 17: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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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감정으로 신원 확인·DNA 긴급감정…휴대전화 포렌식 진행
숙소 수백m 떨어진 곳서 발견…실종 당시 CCTV 118대는 이미 삭제
▲ 24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이 시신이 발견된 수원리의 야자수 농장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26.8.24 [연합뉴스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제주에서 실종된 지 104일 만에 발견된 시신이 장미란(37)씨로 확인되면서 경찰이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장씨 실종 신고를 사실과 다르게 종결한 혐의를 받는 담당 경찰관에 대한 수사와 함께 당시 지휘라인에 대한 감찰도 확대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25일 부검 과정에서 법치의관이 치아를 대조한 결과 장씨와 일치한다는 소견을 냈다고 밝혔다. 시신의 지문은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으며 경찰은 DNA를 채취해 긴급 감정을 진행하고 있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육안으로 외상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지만 부검 과정에서 특이한 골절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장 상황 등을 토대로 여러 가능성을 살펴보는 한편 발견된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해 정확한 사망 시점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께 제주시 한림읍에서 장기 투숙하던 숙소를 나선 모습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연인이 같은 달 15일 오후 6시 43분께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하지만 신고를 담당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은 장씨의 소재나 안전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장씨와 연락이 닿았고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로 기록하고 신고 접수 약 2시간 30분 만인 오후 9시 16분께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경찰이 통화기록 등을 확인한 결과 A 경장과 장씨가 실제 연락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과정에서는 실종 사건 관리 기록을 처리한 과정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A 경장은 경찰 전산망에서 장씨 사건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해제 사유를 ‘교통사고 사상자’로 입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를 포함해 사건 종결과 관련 기록 처리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첫 신고 이후 수색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으면서 장씨의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영상도 상당 부분 사라졌다. 한림읍 일대 방범용 CCTV 111대와 교통정보수집용 카메라 7대 등 118대에 촬영됐던 실종 당시 영상은 보존기간 30일이 지나 6월 중순까지 모두 자동 삭제됐다.

 

제주서부경찰서가 해당 CCTV 영상 열람을 요청한 것은 지난 19일로, 실종 추정일로부터 98일이 지난 뒤였다.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됐던 5월 15일에는 관련 영상이 보존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의 연인은 지난달 17일 다시 실종 신고를 시도했지만 기존 사건 처리 기록으로 인해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이후 가족이 같은 달 19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다시 신고하면서 수색이 재개됐다.

 

경찰은 지난 20일부터 장씨의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한림읍 일대를 중심으로 집중 수색에 나섰고, 지난 24일 오전 10시 46분께 한 야자수농장에서 장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장소는 장씨가 머물렀던 숙소에서 직선거리 약 400m 떨어진 곳으로 파악됐다.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경찰 내부 조사도 확대되고 있다. 경찰청은 25일 장씨 사건이 처음 접수됐을 당시 제주서부경찰서장과 현 서장, 형사과장, 실종팀장 등 지휘라인 4명을 대기발령하고 사건 처리와 지휘·감독 과정에 대한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A 경장이 담당했던 다른 실종 사건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 3월 이후 A 경장이 처리·종결한 실종 신고 298건을 대상으로 추가 허위 종결 사례가 있는지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A 경장이 지난달 처리한 60대 남성 실종 사건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신고를 종결한 혐의가 확인됐으며 해당 남성은 가족의 재신고 이후인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A 경장은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2일 긴급체포됐다가 법원의 체포적부심 인용으로 석방됐으며, 25일 오후 제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다. 경찰은 허위 종결 경위와 추가 사례 여부 등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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