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세포 치료 절차 완화…제대혈 활용·의료데이터 원격 분석 확대 추진

이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3 16: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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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입증된 자가면역세포 치료 대상…2~3년 걸리던 선행 임상연구 절차 면제 추진
▲ [연합뉴스TV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안전성이 입증된 자가면역세포 치료를 ‘저위험’으로 분류해 치료 전 2~3년이 걸리던 선행 임상연구 절차를 면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2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바이오 분야 경쟁국 수준 규제합리화 방안’을 발표하고, 첨단재생의료 치료 절차와 의료데이터 활용에 관한 규제를 정비하기로 했다.

이번 방안은 재생의료 치료에 필요한 사전 연구 및 심의 절차를 조정하고, 의료기관에 축적된 데이터를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과 관리 기준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환자 본인의 혈액 등에서 추출해 배양하는 자가면역세포 치료의 위험도 분류가 조정된다. 현재 자가면역세포 치료는 중위험으로 분류돼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하려면 동일한 목적과 내용의 선행 임상연구를 거쳐야 한다.

정부는 국내외 문헌과 임상자료를 통해 안전성이 확인된 자가면역세포 치료를 저위험으로 분류할 방침이다. 해당 치료는 선행 임상연구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고 문헌자료를 제출한 뒤 첨단재생바이오 심의위원회의 치료계획 심의를 거쳐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치료계획 자체에 대한 심의는 유지된다. 현행 첨단재생바이오법 제12조의2는 재생의료기관이 치료계획을 작성해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적합 통보를 받은 의료기관은 최대 5년간 해당 치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기간 종료 후 치료를 계속하려면 다시 심의를 받아야 한다. 

 

치료계획 심의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뿐 아니라 의학적 타당성, 치료의 필요성, 치료대상자에 대한 안전성 확보 대책 등을 검토하도록 규정돼 있다.

첨단재생의료에 사용할 원료세포의 확보 경로도 넓어진다. 지금까지는 임상연구나 치료에 필요한 원료세포를 세포처리시설에서 직접 채취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다른 기관에서 보관 중인 제대혈이나 배아줄기세포 등을 제공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을 추진한다. 개정이 이뤄지면 세포처리시설이 제대혈은행 등에서 보관 중인 원료세포를 제공받아 희귀·난치성 질환 관련 연구와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자가줄기세포 치료 분야에서는 정부 주도의 임상연구가 추진된다. 대상 질환은 무릎 골관절염과 만성통증 등으로, 2년간 330명 규모의 임상연구를 실시해 줄기세포 배양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현행 첨단재생의료 제도에서는 치료에 앞서 동일한 목적과 내용의 임상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 수요가 있지만 관련 임상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분야를 대상으로 직접 연구를 추진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치료 실시를 진행할 방침이다.

첨단재생의료 심의체계도 개편한다. 현재 모든 안건을 단일 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는 구조를 위험도에 따라 분리하고, 동일하거나 반복되는 치료계획에는 신속 심의 절차를 도입한다. 연구 초기 단계에서 필요한 서류 작성과 규제 적용에 관한 상담을 제공하도록 전문 인력도 확충한다.

의료데이터 활용 분야에서는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안전하게 처리된 가명 의료정보 연구를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 의료데이터를 가명처리해 연구자가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경우에도 연구 유형에 따라 인간대상연구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정부는 생명윤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가명 의료정보 연구를 인간대상연구 범위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현행 생명윤리법 제15조는 인간대상연구에 대한 사전 심의를 원칙으로 하되, 연구대상자와 공공에 미치는 위험이 미미하고 정해진 기준을 충족하는 연구에 대해서는 심의를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이번 조치는 안전하게 처리된 가명 의료정보 연구를 인간대상연구의 범위에서 제외하는 내용이다.
 

기존에 수집한 의료데이터를 다른 연구에 다시 활용하는 절차도 변경한다. 현재 연구 목적으로 수집한 의료정보를 새로운 연구에 사용하려면 연구대상자의 사전동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연구대상자의 거부권 보장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데이터를 후속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포괄 동의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생명윤리법 개정을 추진한다.

의료기관별로 다르게 적용해 온 가명처리 기준도 통일한다. 정부는 정형 의료데이터의 가명처리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국가 공통 기준을 목록 방식으로 마련하고, 적용 범위를 전체 의료데이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의료기관마다 가명처리 지침과 적정성 판단 기준이 달라 여러 병원의 데이터를 연계해 활용하려는 연구자는 각 기관의 데이터심의위원회(DRB)에서 별도로 검토받아야 했다. 정부는 공통 기준을 마련해 기관별로 다른 심의·보완 요구를 줄이기로 했다.

의료데이터 분석 장소에 관한 제한도 완화한다. 현재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연구자가 데이터 보유기관의 폐쇄분석실을 직접 방문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클라우드 기반의 원격 분석환경 기준을 마련해 연구자가 데이터 보유기관 외부에서도 보안 요건을 갖춘 환경에서 의료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에 포함된 법률·시행규칙 개정과 심의체계 개편 등은 후속 절차를 통해 추진된다. 다만 개별 조치의 구체적인 시행일은 제시되지 않았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안전 관리와 오남용 방지를 철저히 하고,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수렴하여 바이오헬스 강국 도약을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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