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 잇몸에 고름 주머니처럼 보이는 증상이나 치아 뿌리 주변의 염증은 단순한 잇몸 문제로만 보기 어려울 수 있다. 기존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에서도 감염이 남아 있거나 재발할 수 있으며, 염증 위치와 치아 손상 정도, 주변 잇몸뼈 상태에 따라 치료 방향도 달라진다.
자연치아 보존을 고려한다면 발치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염증의 원인과 치아의 구조적 상태를 세밀하게 살피는 과정이 필요하다. 재신경치료가 가능한지, 수술적 접근이 필요한지, 다른 보존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치근단절제술은 일반적인 신경치료나 재신경치료만으로 치아 뿌리 끝의 염증을 해결하기 어려울 때 검토할 수 있는 수술적 치료다. 잇몸을 통해 병소와 치아 뿌리 끝 부위에 접근해 염증 조직과 손상된 뿌리 끝 일부를 제거하고, 필요한 경우 뿌리 끝을 밀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치아재식술은 치아를 일시적으로 발치한 뒤 치아 뿌리와 염증 부위를 처치하고 원래 위치에 다시 심는 보존 치료다. 뿌리 끝 부위에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나 치료 방법을 제한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경우에 적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다만 두 치료 모두 치아 상태와 뿌리 형태, 잇몸뼈, 전신 건강 상태 등에 따라 가능 여부와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
미세현미경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신경관 구조와 뿌리 끝 부위, 염증 범위를 보다 정밀하게 살피는 데 활용된다. 육안에 비해 25배까지 확대되는 장비로 치근단절제술이나 치아재식술처럼 정교한 처치가 필요한 치료에서는 확대된 시야를 바탕으로 치료 계획을 세우고, 보존 가능성을 판단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신경관이 C자형으로 휘어 있거나 중간이 막힌 경우, 혹은 여러 갈래로 나뉜 구조에서도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미세현미경 장비를 사용할 때에는 이처럼 막히거나 숨은 신경관을 얼마나 잘 찾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자연치아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살피는 과정은 단순히 통증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치아의 기능과 주변 조직 상태, 향후 관리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며, 보존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그 이유와 대체 치료 방향을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때 보존과 전문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보존과는 치아 내부 구조 및 근관 치료에 대한 전문적 이해를 바탕으로 발치를 하지 않고 치아를 보존할 수 있는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영역이다.
잇몸에 고름 주머니가 반복되거나 치아 뿌리 주변 염증이 지속된다면 증상만으로 치료 방향을 정하기보다 감염 위치와 치아의 보존 가능성을 먼저 정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치근단절제술이나 치아재식술은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치료가 아닌 만큼, 보존과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 뿌리 염증은 통증이 줄었다고 해서 원인이 모두 해결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반복되는 붓기나 고름, 씹을 때의 통증, 불편감이 이어진다면 방사선 검사 등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고, 자연치아 보존을 위한 치료 가능성을 상담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 마포 한그루치과병원 보존과 전문의 윤범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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