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 AI를 오남용하여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허위 정보를 생성하여 막대한 손해를 끼친 직원에 대해 징계를 내리려 해도, 명확한 '취업규칙'이 없다면 그 징계는 무효가 된다. 법원은 징계 근거가 되는 규정이 구체적이고 사전에 공지되었는지를 엄격히 따지기 때문이다. 규정 없는 징계는 보복일 뿐이며,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기는커녕 더 큰 갈등만 초래하고 결국 부당징계 소송으로 이어진다.
더욱 심각한 것은 AI 오남용의 유형이 기존의 인사 규정으로는 전혀 포섭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챗봇을 이용해 허위 계약서 초안을 생성하여 거래처에 제출', 'AI로 만든 딥페이크 이미지를 이용한 사내 괴롭힘', '생성형 AI를 통한 경쟁사 정보 수집 시도' 등은 기존 사규의 어느 조항에도 명확히 걸리지 않습니다. 이 공백을 방치하는 것은 기업의 책임이다.
따라서 실무적인 AI 사용 규정 제정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부적절한 사용'이라는 모호한 표현 대신 '회사의 사전 승인 없는 업무 데이터 입력', 'AI 생성물의 무단 상업적 활용', '생성형 AI를 이용한 허위 문서 작성' 등 비위 행위를 구체적으로 나열하여 사규에 반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목록이 구체적일수록 징계의 정당성은 높아진다.
또한 AI를 이용해 타인을 비방하거나 차별적·혐오적 콘텐츠를 생성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가이드라인 공포 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이수 확인서를 징구하는 과정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 확인서는 징계 시 근로자가 해당 규정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가 되며, 법원으로부터 징계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가장 중요한 서류가 된다.
/법무법인인사이트 손익곤 노동법 전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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