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이종삼 기자] 제주 주변 바다에서 주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약 500㎞ 떨어진 강원 강릉 앞바다에서 장기간 홀로 머물다 구조됐다. 몸 곳곳에 상처를 입은 데다 선박과의 추가 충돌 위험까지 커지면서 관계기관과 해양동물 전문가들이 포획과 치료에 나섰다.
아쿠아플라넷은 해양수산부와 함께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강릉항 일대에서 남방큰돌고래 ‘안목이’를 구조해 수중 포획과 육상 이송을 마쳤다고 밝혔다.
안목이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강릉 안목항 주변에서 무리 없이 홀로 발견됐으며, 발견 장소를 따 ‘안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남방큰돌고래는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해양보호생물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며 여러 마리가 무리를 이루는 특성이 있다. 관계기관은 안목이가 어떤 이유로 기존 무리와 떨어진 뒤 제주 주변 해역을 벗어나 동해까지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발견 이후에는 곧바로 포획하지 않고 수개월에 걸쳐 행동과 건강 상태를 관찰했다. 야생 개체인 만큼 자연 상태에서 생활할 수 있는지를 살피면서 구조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찰 과정에서 안목이의 몸에 여러 상처가 발견됐다. 허리 부근에는 길이 약 20㎝의 열상이 확인됐으며 다른 부위에서도 부상이 관찰됐다.
특히 강릉항 일대를 오가는 선박과 접촉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추가적인 상처를 입을 위험이 커졌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난 7월 안목이를 구조해 치료하기로 결정했다.
구조를 위해 아쿠아플라넷은 해양생물연구소를 비롯해 제주·일산·광교 소속 수의사와 아쿠아리스트 등 전문가 10명으로 전담팀을 꾸려 강릉에 투입했다.
야생 돌고래를 물속에서 포획하는 과정에서는 돌고래뿐 아니라 구조 인력의 안전도 확보해야 하는 만큼 현장 작업에 앞서 준비 절차가 진행됐다. 구조팀은 사용할 장비와 포획 이후 이동 동선을 사전에 확인하고 실제 상황을 가정한 연습도 실시했다.
본격적인 구조작업에서는 첫 번째 수중 포획 시도 만에 안목이를 확보했다. 이후 현장에서 수의학적 검사를 진행한 뒤 치료와 관리를 위해 육상으로 옮겼다.
안목이는 구조 직후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긴장 반응을 나타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되찾아 현재 수조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혈액검사에서도 현재까지 특별한 이상 없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아쿠아플라넷 측은 설명했다.
이번 구조는 안목이가 강릉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장기간 모니터링을 거쳐 구조 여부를 결정하고, 포획과 건강검진, 육상 이송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시훈 아쿠아플라넷 대표이사는 “이번 안목이 구조를 계기로 해양생물 보호와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한 구조·치료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쿠아플라넷 제주·여수·일산·광교는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서식지외보전기관 및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기관으로, 부상을 입거나 위기에 놓인 해양생물을 구조해 치료하고 번식과 방류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지난 2013년부터 바다거북 인공번식 사업을 통해 총 209마리를 부화시켰으며, 이 가운데 168마리를 제주 서귀포 중문색달해변에 방류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는 남방큰돌고래와 상괭이 등을 포함해 60여 마리의 응급 해양생물을 구조·치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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