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 교통사고를 겪은 뒤 한의원 진료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겉으로 드러난 큰 외상은 없는데 목과 어깨가 뻐근하거나 허리가 묵직하고, 두통이나 어지럼, 잠을 설치는 증상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대역 주변에서 출퇴근하거나 생활하다 사고를 겪었다면 가까운 곳부터 찾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디를 갈지보다 먼저 챙길 것은 사고 직후 정확한 진찰을 받고 증상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몇 가지를 확인해 보면 된다. 초진 때 사고 경위와 충격 방향, 당시 앉아 있던 자세, 통증 부위와 양상, 예전부터 있던 질환을 자세히 묻는지 살핀다. 골절이나 인대 손상, 신경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 영상 검사를 먼저 받도록 안내하는지도 중요하다. 치료 방법과 예상 경과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증상 변화에 따라 계획을 조정하는지, 그리고 회복 기간 동안 무리 없이 꾸준히 다닐 수 있는지도 함께 따져 볼 부분이다.
교통사고 후 진찰이 중요한 이유는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차량이 부딪치는 순간 목이 앞뒤로 크게 흔들리면서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는 손상을 흔히 편타성 손상이라고 부른다. 사고 당일에는 긴장한 상태라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다가 하루 이틀, 길게는 며칠이 지나서야 목이 돌아가지 않거나 허리가 결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당장 아프지 않더라도 사고 직후 진찰을 받아 몸 상태를 확인하고, 이후 생기는 증상을 시간 순서대로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한의원 진료와 별개로 영상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점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충격이 컸거나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하고 붓기가 있다면 뼈나 인대 이상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런 확인 과정을 거친 뒤 근육과 관절의 긴장, 통증, 몸의 불편함을 다루는 방향으로 한방 진료를 이어 가면 각 진료의 역할이 분명해진다. 진료 과정에서 다른 의료기관의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솔직하게 안내하는지도 살펴볼 만하다.
교통사고 후 증상에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침, 약침, 추나, 뜸과 부항, 한약 등이 있다. 침과 약침은 뭉친 근육과 통증 부위를 대상으로 하고, 추나는 손으로 근육과 관절의 움직임을 다루는 방법이다. 한약은 통증뿐 아니라 사고 후 수면 장애, 소화 불량, 긴장감처럼 몸 전반의 불편을 함께 살피는 데 쓰인다. 다만 어떤 방법을 얼마나 받을지는 손상 부위와 정도, 나이, 평소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정해진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주의해야 할 신호도 있다. 사고 후 심한 두통이 점점 심해지거나 구토가 반복되는 경우, 팔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경우, 말이 어눌해지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 진료비 처리와 관련해서는 사고 접수 여부와 필요한 서류를 보험사와 미리 확인해 두면 진료 중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주변의 추천이나 거리만 보고 서둘러 정하기보다 위에서 말한 기준으로 차분히 살펴보는 편이 낫다.
회복 기간의 생활 관리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통증이 있는 동안에는 무리한 운동이나 무거운 물건 들기를 피하고,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중간중간 몸을 풀어 주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식사도 도움이 된다. 증상이 나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심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통증 부위와 정도, 불편했던 상황을 짧게라도 적어 두면 진료 때 상태를 정확히 전달하는 데 유용하다. 증상과 회복 속도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은 직접 진찰을 받은 뒤 상담을 통해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화한의원 정수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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