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흥신소·도청은 자충수? 법원이 인정하는 상간소송 증거 확보 전략

이태호 변호사 / 기사승인 : 2026-09-15 08: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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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배우자의 외도라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피해자는 참담한 배신감 그 이상의 혼란을 겪게 된다. 억울함과 분노에 사로잡혀 당장이라도 결정적인 증거를 잡아 응징하고 싶겠지만 감정에 휩쓸려 무리하게 증거를 수집하다가는 오히려 역고소를 당해 가해자로 전락할 수 있다. 상간소송은 감정의 호소가 아니라 객관적인 증거로 승부를 보는 민사 재판이므로, 처음부터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정확히 인지하고 접근해야 한다.

상간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하기 위해서는 피고와 배우자 사이에 부정한 행위가 존재했다는 사실과, 피고가 상대방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만남을 지속했다는 점을 명백히 입증해야 한다. 이때 법원이 재판 과정에서 위자료 산정의 근거로 채택하는 자료는 두 사람이 연인 관계임을 증명하는 메신저 대화나 문자 메시지, 통화 녹음 등의 객관적 통신·디지털 자료를 비롯해 숙박업소 결제 내역, CCTV 영상 자료, 차량 블랙박스 기록, 주변 지인들의 구체적인 진술서와 여행 동행 내역 등이다.

많은 이들이 결정적 증거를 모으겠다는 일념 하에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데, 대표적으로 흥신소나 심부름센터를 통해 상대방의 뒤를 밟거나 타인의 차량에 몰래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고 상대방의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해 메신저 대화 내용을 무단으로 캡처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민사소송법상 위법수집증거로 분류되어 법원에서 증거능력이 배척될 뿐만 아니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위치정보법 위반 등 형사 범죄로 입건되어 오히려 거액의 합의금을 물어주거나 형사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

나아가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상간자의 직장에 찾아가 불륜 사실을 소문내거나 SNS에 폭로글을 게시하고 명단을 공유하는 행위 역시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상대방의 불법 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내가 먼저 불법을 저지르는 순간 소송의 주도권은 완전히 상대방에게 넘어가게 되며 위자료 청구는커녕 형사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따라서 상간소송의 실익을 온전히 챙기기 위해서는 감정적 대응을 철저히 배제하고 증거보전신청이나 문서제출명령, 사실조회 촉탁 등 민사소송법이 보장하는 합법적인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배우자와의 대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외도 사실을 시인 받거나 금융 거래 내역, 통신 기록 등을 적법한 절차를 거쳐 확보해야 한다.

현실은 드라마, 영화와 달라 불법적으로 얻은 증거는 그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설령 증거 효력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와 별개로 범죄 혐의가 인정되어 처벌을 받게 되면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게 된다. 최대한 감정을 가라앉히고 처음부터 이성적인 전략을 수립해 차근차근 증거 수집 및 소송 진행을 해 나가야 한다.

/로엘 법무법인 이태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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