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사의 취업규칙에 'AI 활용 수칙'이나 '자동화된 의사결정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가 명시되어 있는가. 아직 그렇지 않다면, 귀사는 중대한 법적 공백 속에서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AI가 내린 성과 평가 결과를 근거로 한 징계와 해고는,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현행 취업규칙 아래서는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의 핵심은 'Human-in-the-Loop'의 부재에 있다. 알고리즘이 근로자의 성과 하락을 감지하여 퇴사를 권고하거나, 알고리즘 평가 결과만을 근거로 징계가 이루어지는 경우,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정당한 이유'와 적법한 절차를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 해고나 징계의 전 과정에 인간의 실질적 판단과 개입이 있었음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사용자는 부당해고 또는 부당징계 소송에서 패소를 각오해야 한다.
또한 AI 도입으로 인한 근로조건의 변경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근로기준법은 이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요구하며, 이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 도입은 효력이 없다. 개인정보보호법 역시 정보주체에게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설명 요구권을 부여하고 있어, 취업규칙에 이에 관한 절차 규정이 없다면 행정제재의 대상이 된다.
지금 즉시 착수해야 할 개정 작업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AI 감시·추적에 관한 개인정보 수집 범위와 목적을 명확히 하고, 알고리즘 평가 요소를 공개하며 이의제기 절차를 신설하고, 근로자의 설명 요구권과 인간에 의한 재심사권을 취업규칙에 명문으로 보장해야 한다. 취업규칙의 개정은 비용이 아니라, 훨씬 큰 소송 리스크를 차단하는 가장 효율적인 투자다.
/ 법무법인 인사이트 손익곤 노동법전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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