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안전진단] 오늘(19일) 오후 3시경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발생한 체임버 내 질식 사고는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준다. 사고로 인해 연구원 3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는 단순한 장비 결함을 넘어 안전관리 체계 전반의 문제를 드러낸다. 제조업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대한민국에서, 이처럼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사고는 ‘후진국형 사고’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고의 원인과 대책은 무엇일까. 차량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등에 의한 질식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이 가스가 누출된 부위와 원인, 대책을 진단한다.
첫째, 배기덕트 결함 가능성이다. 테스트 중 발생하는 배기가스는 배기덕트를 통해 체임버 외부로 완벽히 배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덕트 연결부의 밀폐 불량, 설계 결함, 유지보수 부족 등으로 인해 가스가 체임버 내부로 누출했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 흡기덕트 결함이다. 외부 공기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차량 엔진 작동 시 체임버 내부의 공기를 흡입하게 되면 산소 부족으로 불완전연소로 인해 일산화탄소가 생성된다.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무미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험 가스다. 일산화탄소는 1,600ppm(0.16%)만 있더라도 2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배기덕트 결함과 동시에 환기장치 미작동이다. 환기장치는 체임버 내 배출가스를 외부로 배출해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 설비다. 하지만 환기장치가 작동하지 않거나 용량이 부족했다면 누출된 배출가스가 체임버 내부에 축적되면서 작업자들은 산소 부족과 유해가스 중독으로 위험에 처하게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안전장치 미비가 문제다. 체임버 내 가스 농도를 측정하는 센서와 알람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었더라면, 작업자가 치명적인 상황에 놓이기 전에 경고음이나 자동 정지 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우선, 배기덕트와 흡기덕트의 설계와 유지보수를 강화해야 한다. 덕트의 밀폐성 검사와 성능 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연결부 및 주요 부품의 교환주기를 설정해야 한다. 또한 체임버 환기장치를 개선해야 한다. 환기장치의 용량을 재검증하고, 하나의 장치가 고장 나더라도 대체 환기가 가능한 이중화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안전 센서 및 알람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체임버 내부 산소(O₂), 이산화탄소(CO₂), 일산화탄소(CO)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기준치를 초과하면 알람과 함께 차량 테스트를 자동으로 중단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IT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도 필요하다. 체임버 내부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이상 발생 시 작업 차량을 즉시 정지시키며, 관리자와 안전책임자에게 경고를 전송하는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안전이 곧 경쟁력이다, 한번의 사고로 그동안 현대자동차는 수십 년간 쌓아온 명성과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지난번 벤츠의 전기차 화재 사건이 글로벌 소비자 신뢰를 크게 흔들었던 것처럼, 안전사고는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대자동차는 물론 한국 제조업계 전반이 안전을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제 안전이 기업의 경쟁력이고 그 나라의 국력이다.
[이송규 사단법인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 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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