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괴롭히려 반복한 정보공개 청구…법원 "권리남용" 기각

이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8 14:35:21
  • -
  • +
  • 인쇄
부산지법, 교도소 수감자가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 전부 기각
▲ 수감자 [연합뉴스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공무원을 괴롭힐 목적으로 정보공개를 반복 청구한 수감자가 경찰의 비공개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법원은 청구인이 정보를 실제 활용할 의사가 없고 제3자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과 경찰의 행정적 부담이 크다는 점 등을 들어 정보공개 청구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경찰청은 부산지방법원 제1-3행정부가 지난 1일 교도소 수감자 A씨가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소송은 A씨가 올해 2월 부산진경찰서에 2025년 11월 한 달 동안 접수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결정문 전체를 공개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해당 기간 다른 국민들이 신청한 정보공개 청구의 결정문까지 모두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부산진경찰서는 해당 기간 정보공개 결정 108건 가운데 103건이 수사 관련 자료이고, 나머지 5건 역시 공개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6호를 근거로 지난 3월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면서도, 개인정보가 포함돼 공개 시 사생활의 비밀이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 비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는 경찰의 비공개 결정이 위법하다며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보공개 청구의 목적과 청구 대상 정보의 성격, 공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부담 등을 검토한 뒤 경찰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공개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씨가 해당 정보를 활용할 의사 없이 공무원들을 괴롭힐 목적으로 청구했고, 요구한 정보가 본인의 법률상 지위와 무관하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청구 대상에 제3자의 민감한 사생활 정보가 포함될 가능성도 고려됐다. 경찰이 공개 대상 문서에서 개인정보를 일일이 식별하고 삭제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행정력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기각 사유에 포함됐다.


현행 정보공개법 제14조는 비공개 대상 정보와 공개 가능한 정보가 혼합돼 있고 두 부분을 분리할 수 있는 경우, 비공개 대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는 재판부가 청구 목적과 대상 정보의 성격 등을 종합해 청구 자체를 권리남용으로 판단했다.


A씨의 정보공개 청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최근 3년 동안 전국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유사한 정보공개 청구를 61건 제기했으며, 비공개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도 6건 제기했다.


일부 교도소 수감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청구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이 집계한 유사 정보공개 청구는 2024년 6건, 2025년 14건, 올해 14건으로 최근 3년간 총 34건에 달한다.


경찰은 이와 관련한 소송 가운데 23건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2월 이후 패소가 확정된 사례는 없으며, 현재 7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경찰청은 앞으로도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와 권리남용 여부, 행정력 부담 등을 함께 고려해 공개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아울러 불필요한 행정력 소모를 줄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 보호 등 경찰의 기본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