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카드결제 피해 사례 AI 이미지(사진: 금융감독원) |
[매일안전신문=이종삼 기자] 보이스피싱 수법이 계좌 송금에서 피해자 스스로 상품권 등 고환금성 물품을 카드로 결제하도록 만드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카드결제 이상거래 탐지를 강화하고, 고령층에 대한 추가 확인 절차와 불법 가맹점 관련 피해조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과정에서 피해자가 직접 신용카드로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사기범이 직접 카드정보를 탈취해 사용하는 기존 부정결제와 달리 피해자가 거짓말에 속아 본인 인증을 거쳐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정상적인 본인 거래로 처리될 수 있어 피해 발생 이후 카드사로부터 보상받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확인된 주요 수법은 크게 5가지다. 먼저 금융회사 직원 등을 사칭해 과거 발생한 불법 카드매출을 취소하지 않으면 신용상 불이익을 받는다며 재결제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실제 70대 여성이 이 같은 수법에 속아 323만원을 결제한 사례가 확인됐다.
고수익 부업이나 아르바이트를 내세워 물품을 대신 구매하도록 하는 수법도 있다. 처음에는 물건값과 수익금을 돌려주다가 점차 결제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한 20대 여성은 초기 물건값과 수익금이 약속대로 환급되자 다수 물품을 카드결제하고 대출까지 받아 63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며 수수료 명목으로 상품권을 구매하도록 한 뒤 현금화를 요구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 밖에 랜덤채팅에서 친밀감을 형성한 뒤 상품권 구매를 요구하거나, 기존 콘도·리조트 등 회원권 정보를 확보한 상태에서 관련 업체 직원을 사칭해 카드결제를 유도하는 방식도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카드결제를 요구하거나 상품권 구매·현금화를 지시한다면 금융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카드매출을 취소하기 위해 새로운 결제를 할 필요는 없으며, 정상적인 대출 과정에서도 소비자에게 대출중개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보이스피싱 등에 따른 카드결제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운영 중인 이상거래탐지 체계를 보완한다.
기존 이상거래탐지 시스템이 카드정보 탈취나 해킹 등 제3자의 부정사용을 찾아내는 데 주로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금융사기에 속은 카드 소유자가 직접 결제하는 유형까지 탐지 대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이를 위해 결제 패턴과 가맹점 특성, 기존 피해사례 등을 토대로 카드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이상거래 탐지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70대 이상 고령층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보호 절차도 추진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70세 이상 보이스피싱 피해는 2023년 777건에서 2024년 1047건, 지난해 1493건으로 증가했다.
앞으로 70세 이상 이용자가 상품권 등 현금화하기 쉬운 물품을 결제하고 해당 거래가 이상거래로 감지되면 카드사가 심층상담을 진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실제 본인의 의사에 따른 거래인지, 금융사기에 연루된 결제는 아닌지 등을 추가로 확인한 뒤 승인하는 방식이다.
운영 효과 등을 살핀 뒤 적용 연령과 고환금성 상품의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불법 가맹점이 금융사기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피해구제를 위한 조사도 강화된다.
카드깡이나 허위매출 등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가맹점이 결제 과정에 포함된 피해 민원에 대해서는 실제 물품이 배송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금융회사의 결제 처리 과정도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예정이다. 가맹점 등록과 분쟁 민원 처리 단계에서도 불법행위 여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금융감독원은 카드결제를 요구받았을 때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면 상대방의 안내에 따라 결제를 진행하기보다 전화를 끊고 카드사 등 해당 기관의 공식 고객센터를 통해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미 카드정보를 제공했다면 즉시 카드사에 사용정지와 재발급을 요청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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