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세훈 시장의 건설안전 노력, 전국 현장으로 확대돼야 성공한다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3-11-09 1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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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철근 등 공사 원청건설업체 시공 의무화
현장 동영상 촬영 의무화 이어 안전에 기여할 듯
전국 확대 없으면 대형 건설사 참여 이끌지 못해

▲건설 현장의 안전을 위해서는 제도와 법규 정비 뿐만 아니라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안성 신축공사장 붕괴사고 현장(사진: 연합뉴스)
앞으로 서울에서 공공건설 공사를 할 때에는 철근·콘크리트 공사 등 건축 품질이나 안전과 직결되는 시공은 하도급 업체가 아닌 원청 건설사가 100% 직접 시공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형 건설혁신 대책‘을 지난 7일 발표했다. 서울시 발주 공사의 경우 시설 안전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주요 공종과 하도급 금지 조건을 아예 입찰공고문에 명시하겠다는 것이다. 인천 LH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등 잇단 건설현장 사고로 부실 시공에 대한 시민 불안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 환영할만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건설업계의 고질병인 하청·재하청·재재하청이 부실 공사를 부른다는 지적이 제기된 건 어제오늘이 아니다. 2021년 6월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대표적이다. 3.3㎡(1평)당 28만원인 철근 공사비가 재재하도급에 이르면서 7분의 1 수준인 4만원으로 떨어졌고 결국 직원 2명에 공사실적 2건인 업체 사장이 직접 중기계를 몰고 철거하다가 사고가 났다. 아파트 등 건설 현장에서도 대형 건설사는 수주와 건설사업관리(CM)를 할 뿐이고 철근·콘크리트·교량 등 주요 공정은 하도급업체가 맡는다. 하도급으로 공사비 단가가 낮아지다보니 하도급 업체로선 비용 절감을 위해 비숙련 노동자를 쓸 수 밖에 없다. 도면조차 제대로 못 읽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일하는 게 현실이다.

  서울시는 철근공, 콘크리트공 뿐만 아니라 교량공 등 시설 구조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공정의 경우 원도급사가 모두 직접 시공하도록 입찰공고문에 주요 공종과 하도급 금지 조건을 명시하기로 했다. 원도급사에 책임시공 의무를 지워 부실로 사고가 나면 즉각 재시공을 의무화한다. 시는 ‘서울특별시 공사계약 특수조건’에 의무 재시공 관련 내용을 추가해 내년 상반기 중 개정을 완료하고 시행할 계획이다. 원도급, 즉 원청업체의 책임을 크게 높임으로써 건설 안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가 건설 안전을 위해 기울인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 올해 초 오 시장은 서울시내에서 이뤄지는 100억원 이상 공공공사장에서 모든 현장 상황을 동영상으로 기록해 관리하도록 했다. 건설현장의 안전 사고와 품질사고를 예방하고 고품질 시공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시공 과정을 동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을 의무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건설현장의 안전은 의지나 제도, 법만으로 이뤄지지지 않는다. 거기에는 비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공공건설 현장에서 주요 공정을 원청 업체가 하도록 할 경우 대형 건설업체가 입찰에 아예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대형 건설업체는 CM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철근 설치나 콘크리트 타설 등과 같은 작업은 하도급 업체에 맡겨왔던 게 현실이다. 그동안 하지 않던 분야를 원청 업체가 하도록 의무화한다고 해서 대형 건설업체들이 움직일까 의문이다. 오히려 앞으로 서울시 발주 공사에서 대형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도 이를 고민한 것 같다. ‘종합평가낙찰제’의 기술이행능력평가 만점 기준을 높여 기술 변별력을 확보하고 현재 300억원 이상 공사에만 적용되는 이 제도를 100억원 이상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행안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최저가입찰제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되다보면 품질보다 비용을 우선시한 중소 업체들이 공사를 맡는 걸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안전에는 비용이 들어간다. 서울시가 현장 동영상 기록 의무화를 시행할 때에도 비용을 부담함으로써 건설업체의 협력을 이끌어 냈다. 서울시 조치가 서울에서만 그치면 큰 효과를 낼 수가 없다. 서울시가 내놓은 정책이 실질적인 건설 안전으로 이어지려면 서울만이 아니라 전국의 공공건설 현장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대형 건설업체도 철근공이나 콘크리트공, 교량공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상시 채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대형 건설업체가 서울시 발주 공사 만을 위해 그동안 하도급업체에 맡겨온 부문의 인력을 채용하려고 하겠는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오 시장의 건설 안전을 위한 방안이 실질적으로 뒷받침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전국 단위로 이를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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