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선 초대박도 가능...투자금 분쟁도 잦아
경찰, 개발사업 완료 때까지 최종 판단 보류할 경우
투자금 전용과 공사비 과다계상 등 제동 걸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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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PF는 사업 대상 토지를 구입하기 위해 자기 돈과 주변의 초기 투자금을 활용한 뒤 토지 계약 후에는 토지를 담보로 본PF를 진행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부동산PF는 부동산시장의 혈맥이라고 불린다. /매일안전신문DB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세계에서는 소액으로 대박을 낼 수 있다. 대장동 사건에서 1000만원을 투자하고 120억여원을 배당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초기 투자금을 빌려 토지를 매입하고 토지를 담보로 금융기관 자금을 빌려 사업을 성공시키는 게 부동산PF의 핵심이다. 부동산시장 경기만 좋으면 남의 돈으로 땅짚고 헤엄치기식 사업인 셈이다.
다양한 군상이 뛰어드는 ‘쩐의 전쟁’이다보니 일반인들이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일도 벌어진다.
서울의 명문 사립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굴지의 건설사 법무팀에서 근무한 A(47)씨. 2021년 회사 지인을 통해 대학 후배라는 B씨를 소개받으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회사와 대학 후배는 “B가 대학 후배인데 개발사업 경험이 없고 돈이 없어 대형건설사 사람을 소개받고 싶어한다”고 A씨와 B씨를 연결해줬다. 퇴직 후 자기 사업을 생각중이던 A씨로서는 좋은 기회 같아 보였다.
B씨는 지방 한 지역에 물류창고를 짓는 사업으로 수익의 50%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른 유명 건설사에 근무하는 투자자 3명을 더 끌어들여왔다. 2021년 3월쯤 토지매입을 위한 계약금 등을 위해 A씨가 10억원, 3명이 1억5000만원씩 총 14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B씨는 A씨 투자금 등으로 토지 매수계약을 한 뒤 계약상 매수인 지위가 물류센터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넘어가자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정식 투자약정을 체결하자는 요청을 “본PF까지 집중하고 바로 진행하겠다”는 등 이런저런 이유를 들면서 차일피일 미뤘다.
2021년 말부터는 단체 카톡방에서 회신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연락을 회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물류창고 건설사업은 땅값이 워낙 저렴했기 때문에 공사가 비교적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는 결국 불안한 마음에 지난해 3월 법적 대응에 나섰다.
A씨가 확인한 결과 애초 총투자금을 10억∼20억원으로 하기로 한 약속과 달리 다른 곳에서도 받은 투자금까지 합쳐 4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뒤늦게 투자약정을 해 주더라도 A씨의 지분율은 50%에 크게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 뿐만 아니라 B씨는 A씨가 투자한 게 아니라 대여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고소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용산경찰서도 B씨 조사를 통해 상황을 파악했으나 사기 적용이 가능한지를 놓고 법률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든, 대여든 간에 내년 초 사업이 모두 완료된 뒤 B씨의 행위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A씨로서는 투자금 전용이나 사업과정에서 공사비 과다계상 등이 이뤄졌을 경우 사업이 끝나고 나서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보게 된다는 입장이다.
A씨는 지난달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의견서를 내고 △B씨가 투자에 대한 확정적 약정을 한 적 없다고 주장한다면 두 사람 간에 투자와 관련해 나눈 카톡 대화 내용과 B씨가 제공한 투자자 자료 등에 대해 심문해 줄 것 △B씨가 대여금이라고 주장할 경우 이자 지급 여부를 확인해 줄 것 △사업 정산시점이 완료되지 않아 수익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면 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은 이유를 심문해 줄 것 등을 요청했다.
현재로서는 A씨의 일방적인 주장일 수 있는만큼 경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닌만큼 수사기관이 적시에 판단을 해 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최근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시동생이 형이 남긴 형수의 재산을 가로채려 한 사안에서 친고죄 규정에 걸려 처벌이 어렵자 법전 규정에만 있었을 뿐 거의 활용되지 않던 지정고소인 제도를 활용해 정진지체장애인의 수억대 피해를 막은 사례는 수사기관이 전범(典範)으로 삼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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