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 머리를 깨끗이 감아도 돌아서면 금세 가렵고, 털 때마다 하얀 각질이 떨어지거나 두피 곳곳에 붉은 반점과 뾰루지가 보인다면 단순한 비듬이 아닌 ‘지루성두피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두피는 인체에서 피지선이 가장 밀집된 부위 중 하나로, 외부 기후 변화나 신체 컨디션 저하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초기 증상을 가볍게 여겨 방치하거나 잘못된 케어를 지속할 경우 염증이 만성화되어 두피 환경이 순식간에 망가질 수 있다.
두피 가려움이나 비듬 증상이 나타나면 자주 머리를 감거나 무리하게 헤어 스케일링을 받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강한 물리적 자극은 도리어 두피 보호막을 파괴해 유수분 균형을 깨트리고 염증을 더 악화시키는 역효과를 낳는다. 한의학에서는 반복되는 지루성두피염의 원인을 단순한 두피 세균이나 외부 자극 때문이 아니라, 체내 기혈 순환이 막혀 발생하는 ‘상열(上熱) 현상’에서 찾는다.
몸 안의 기혈 순환이 막혀 열이 상체와 머리 쪽으로 쏠리면 두피가 화끈거리면서 피지 분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두피 면역력이 떨어지고 모공 주변에 염증이 차오르게 된다. 두피로 몰린 열감을 오래 방치하면 모공이 넓어지고 모근에 영양 공급이 차단되어, 결국 머리카락이 점차 얇아지고 빠지는 지루성 탈모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제대로 치료받아야 한다.
두피 염증과 가려움은 머리 표면만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건강 상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두피 표면만 닦아내는 단편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머리로 몰리는 과도한 열을 식히고 장부 불균형을 바로잡는 근본적인 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한방에서는 체질 진단을 통해 머리와 얼굴 등 상체로 쏠린 열을 내려주고 전신 기혈 순환을 돕는 한약을 처방한다. 장부의 균형을 다스려 두피로 전달되는 열 자극을 낮춘다. 여기에 염증 부위에 직접 작용해 두피 자생력을 촉진하는 한방 약침과 저자극 외용제를 쓰기도 한다.
올바른 생활 습관도 함께 만들어가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머리를 감을 때는 미온수를 사용해 손가락 지문으로 부드럽게 문질러야 하며, 감은 후에는 찬 바람으로 두피 속까지 바짝 말리는 습관이 필요하다. 늦은 밤 야식이나 음주, 기름진 식단처럼 체내 열을 유발하는 습관도 함께 고쳐야 건강한 두피를 유지할 수 있다.
/바른샘한의원 구재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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