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위자료 소송의 피고가 됐다면…‘반소’ 가능성도 살펴야

송개동 변호사 / 기사승인 : 2026-09-12 08: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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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이혼이나 상간자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면 피고는 대개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고 청구를 기각시키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원고에게도 혼인 파탄에 관한 책임이 있거나 소송 전후의 행위로 별도의 정신적 손해가 발생했다면, 방어와 함께 위자료 반소를 검토할 수 있다.

반소란 진행 중인 소송에서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별도의 청구를 제기하는 절차다. 본소와 관련성이 인정되고 관할 및 절차상 요건을 충족하면 법원은 두 청구를 함께 심리할 수 있다. 이혼소송에서 피고가 이혼과 위자료, 재산분할 등을 함께 청구하거나 손해배상 사건에서 원고의 별도 불법행위를 이유로 배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위자료 반소는 상대방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주장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의 구체적인 행위가 법적으로 혼인 파탄의 책임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그로 인해 정신적 손해가 발생했는지 등을 증거로 밝혀야 한다.

이혼소송에서는 폭언이나 폭행, 부당한 대우, 악의적 유기, 부정행위 등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전체 경위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문자메시지와 메신저 대화, 통화 녹음, 금융거래 내역, 의료기록 등은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증거는 적법한 방법으로 수집해야 하며, 일부 자료만 떼어내기보다 앞뒤 맥락과 시간 순서를 함께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간자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원고가 부정행위 사실을 가족이나 직장 등에 알렸다고 해서 곧바로 피고의 위자료 청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공개한 내용의 진위와 전달 대상, 표현 방식, 목적, 반복성 등에 따라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등 별도의 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알고도 일정 기간 관계를 유지하거나 용서했다는 사정 역시 본소의 책임 범위나 위자료 산정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피고의 반소 근거나 원고의 불법행위로 볼 수는 없다. 묵인 여부와 혼인 관계의 실질적인 상태, 이후 당사자들의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반소를 제기한다고 해서 양측의 위자료가 당연히 상계되는 것도 아니다. 본소와 반소는 각각 성립 요건과 손해액을 따져 판단되며, 채권의 성격과 발생 원인에 따라 상계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반소는 단순히 청구 금액을 줄이거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독립된 권리를 행사하는 절차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재산분할과 친권·양육자 지정 역시 위자료와는 판단 기준이 다르다. 재산분할은 공동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대한 기여도 등을 중심으로 판단하며, 양육 문제는 자녀의 복리를 우선해 결정한다. 위자료 반소를 제기했다는 사실만으로 재산분할 비율이나 양육자 지정에서 유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절차와 시기도 확인해야 한다. 반소는 원칙적으로 본소의 사실심 변론이 끝나기 전 제기할 수 있지만, 본소의 심리를 현저히 지연시키지 않아야 하고 청구 사이의 관련성과 관할 등 요건도 갖춰야 한다. 답변서 제출기한과 법원이 정한 석명·증거 제출기한을 놓치지 않도록 사건 초기부터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위자료 소송의 피고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방어에 머물 필요는 없다. 다만 감정적인 맞대응이나 압박 목적의 반소는 오히려 쟁점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본소의 기각 가능성과 독립적인 손해배상청구의 성립 여부, 확보된 증거와 예상되는 소송 비용을 함께 검토해 반소의 실익을 판단해야 한다.

/로엘 법무법인 송개동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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