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그루밍성범죄, 폭행·협박 없어도 처벌 가능…성립요건 잘 확인해야

홍민호 변호사 / 기사승인 : 2026-09-28 11:5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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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그루밍성범죄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성범죄 성립 가능성이 사라지는 사건이 아니다. 상대방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뒤 신뢰관계나 심리적 영향력을 이용해 성적 요구 또는 성적 착취로 이어졌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사건은 피해자의 연령과 심리적 취약성, 당사자 사이의 나이와 지위 차이, 친밀감이 형성된 과정, 금전이나 선물 제공 여부, 성적 대화가 시작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톡과 SNS 등을 통해 접근하는 온라인 그루밍, SNS 그루밍 관련 사건도 문제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는 메신저 대화, SNS DM, 통화내역, 사진과 영상, 금전 거래 내역 등이 관계 형성과 성적 요구가 이루어진 과정을 확인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피의자가 ‘서로 좋아했다’거나 ‘상대방이 먼저 접근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혐의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단순히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범죄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므로, 전체적인 대화 흐름과 구체적인 행위 내용을 바탕으로 그루밍성범죄 성립요건을 검토해야 한다.

그루밍성범죄 경찰조사 출석 통보를 받았다면 조사에 앞서 피해자를 처음 알게 된 시점부터 사건 발생까지의 관계와 대화 내용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카오톡과 SNS 메시지, 통화기록, 만남 장소와 시간, 금전이나 선물 제공 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하고 보존해야 한다. 디지털 자료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피해자가 먼저 원했다’는 주장만 반복하는 것은 진술의 신빙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수사기관이 제시하는 내용을 충분한 검토 없이 인정하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한다. 객관적으로 인정할 부분과 법적으로 다툴 부분을 구분해 성범죄 피의자 대응 방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 또는 보호자에게 직접 연락해 고소 취하나 그루밍성범죄 합의를 요구하는 행동도 신중해야 한다. 반복적인 연락이나 압박성 표현은 회유나 2차 피해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메신저 기록이나 사진 등을 삭제하거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행위 역시 증거인멸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관련 자료는 임의로 삭제하지 않고 원본 상태로 보존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루밍성범죄 처벌 수위는 적용되는 구체적인 죄명과 피해자의 연령, 성적 행위의 내용과 횟수, 관계가 지속된 기간, 피의자의 지위와 영향력, 피해 정도, 동종 전력, 피해 회복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사건은 구체적인 행위와 적용 법률에 따라 중한 처벌이 문제될 수 있으며, 사안에 따라 실형이나 구속수사 가능성도 존재한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형사처벌뿐 아니라 성범죄 보안처분도 함께 살펴야 한다. 유죄판결이 확정될 경우 적용되는 범죄와 선고형 등에 따라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 공개·고지, 성범죄 취업제한 등이 문제될 수 있다. 다만 모든 사건에서 동일한 보안처분이 자동으로 부과되는 것은 아니므로 구체적인 적용 법률과 판결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그루밍성범죄 사건 초기 확인해야 할 부분은 단편적인 메시지 하나가 아니라 전체적인 관계 형성과 대화의 맥락이다. 피해자에게 접근한 목적, 친밀감이 형성된 과정, 성적 대화가 시작된 시점과 경위, 심리적 지배나 이용 관계의 존재 여부, 피의자가 상대방의 연령을 언제 인식했는지 등을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검토해야 한다.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면 피해자에게 직접 접근하기보다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피해 회복과 합의 여부를 검토하고 반성 및 재범 방지 노력 등 양형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법무법인 케이비(법무법인 KB) 홍민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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