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속열차 추돌로 68명 사망...적색 신호에도 운행 재개 '논란'

이정자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9 10: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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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남부 톨레도주 우르다 인근 고속철도 구간에서 열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 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이정자 기자] 스페인에서 고속열차가 선로에 정차 중이던 다른 열차를 들이받아 최소 68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전 철도 신호·통신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음에도 관제센터가 열차 운행을 재개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철도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29일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28일 오전 9시 직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남부 톨레도주 우르다 인근 고속철도 구간에서 해당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국영 철도회사 렌페의 AVE 고속열차가 같은 선로에 멈춰 있던 민영 철도회사 이리오 열차의 후미를 추돌했다. 두 열차는 모두 마드리드에서 남부 안달루시아 방면으로 이동 중이었으며, 탑승객은 총 540여 명에 달했다.

충돌 충격으로 열차 여러 칸이 탈선했고, 일부 객차는 둑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사고 현장에는 객차 파편과 파손된 구조물이 흩어졌으며, 구조당국은 구급차와 헬기 등을 동원해 수색 및 부상자 이송 작업을 벌였다.

카스티야라만차 광역자치주 당국이 발표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68명이다. 부상자도 100명 이상이 발생했으며, 이 중 15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인명피해 규모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인 피해도 확인됐다. 주스페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사고 열차에는 한국인 10명이 탑승했으며, 이 중 2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사고 원인을 둘러싼 조사에서는 열차 운행 통제 과정의 문제점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오스카르 푸엔테 스페인 교통장관은 사고 당일 오전 8시 30분께 철도 통신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으나, 오전 8시 36분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복구되지 않았음에도 관제센터에서 렌페 열차에 운행 재개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당시 앞선 이리오 열차는 우르다역 진입 구간에 정차해 있었고, 열차 진입을 금지하는 적색 신호도 유지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렌페 열차에는 정상 운행을 재개하라는 지시가 전달됐으며, 별도의 감속 운행 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렌페 열차는 이후 약 25㎞를 이동한 뒤 정차 중이던 이리오 열차와 충돌했다.

푸엔테 장관은 운행 재개 결정이 인적 오류에서 비롯됐는지, 관제 절차나 시스템 운영에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렌페 측은 이리오 열차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정차해 있었고, 자사 열차는 관제 지시에 따라 운행을 재개했고 충돌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리오 열차가 선로에 정차해 있던 구체적인 이유 역시 조사 대상으로 보인다.

스페인 당국은 열차 운행 기록과 관제센터의 지시 내용, 신호 시스템 장애 발생 및 복구 과정 등을 분석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고는 스페인에서 올해 발생한 두번째 대형 철도 참사다.

앞서 지난 1월 남부 안달루시아주 코르도바도 아다무스 인근에서 고속열차 충돌 사고가 발생해 46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 당시 사고 이후 철도시설 유지보수와 안전관리 투자가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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