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어느날 사라진 138명의 소녀들, 교도소 보다도 끔찍한 참상에...방화로 숨진 소녀들

이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4 23: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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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매일안전신문=이현정 기자] 사라진 138명의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4일 밤 10시 30분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새벽 2시의 라이터 – 사라진 소녀들' 편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1995년 8월 21일 벌어진 사건에 대해 재조명했다. 당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붉은색 지붕 건물에서 138명의 여성이 사라졌다. 남은 건 폐허가 된 건물과 이불 더미, 그리고 초록색 슬리퍼뿐이었다.

 

제보 전화를 걸어온 여성들은 당시 열 다섯, 열 여섯 나이였다고 했다. 그때 그 사건 때문에 평생 큰 멍에를 안고 살아왔다는 소녀들의 이야기에 모두가 놀랐다. 

열 여섯 살 단짝친구 선옥(가명)이와 금선(가명)이가 붉은색 지붕 건물로 들어간 건 1995년 6월이라고 했다. 건물 중앙에 '믿음, 소망, 사랑' 문구가 걸려있고 또래 소녀들이 같은 옷을 입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곳의 정체는 10대 소녀들을 모아서 무언가를 가르치는 학원이었다. 그런데 학원이라기엔 너무도 수상한 모습을 하고 있다. 건물을 둘러싼 높은 담과 철조망, 그리고 창문마다 쇠창살이 달려있다. 심지어 청원경찰과 경비견까지 소녀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마치 교도소와 같은 험악한 분위기에 압도된 선옥이와 금선이는 겁에 질린 채 건물로 들어갔다.

선옥이와 금선이는 모든 소지품을 뺏기고 의지하던 친구와도 떨어지게 됐다. 기숙사 건물에 들어서자 1,2층 20개의 비좁은 방마다 7~8명의 소녀들이 갇혀있었다.

대부분 10대 소녀였던 원생들은 왜 학교 대신 이 학원에 들어오게 된 것인지 이상한 점은 또 있다. 13세부터 33세까지 원생들의 연령대가 다양했다는 것이다. 들어온 이유는 각양각색이지만 하나같이 이곳 생활이 지옥이라고 말하는데 끔찍한 생활을 견디지 못한 원생들의 자살기도가 이어지면서 소녀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결국 소녀들은 견디다 못해 탈출을 시도했다. 소녀들은 급기야 학원에 불을 질렀다. 탈출을 하려던 소녀들은 결국 이 방화로 학원에 있던 소녀들을 사망케 했다. 1995년 8월 21일 새벽 2시경, 학원생들은 기숙사 건물 1, 2층 숙소에 불을 내고 탈출을 시도했지만 출구와 비상구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또한 창문에도 쇠창살이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학원생들은 탈출에 실패했다.

 

이 화재로 1, 2층 기숙사에 있던 37명의 학원생들이 질식해 사망했고 16명이 부상을 입었다. 막대한 인명 피해를 낸 경기여자기술학원의 방화사건으로 경기여자기술학원은 폐쇄되었다. 이후 경기도는 당초의 취지를 살려 경기여자기술학원 부지에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를 설립했다.

 

경기여자기술학원 방화사건을 계기로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던 10대 성매매 여성과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전국의 직업기술학원과 격리 수용 시설에 대한 실태 조사가 이루어지는 등 격리 수용 시설의 운영 방안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 결과 시설이 폐쇄되거나 당초 취지를 살려 여성들의 창업과 구직을 돕기 위한 시설이 설립되었다.



매일안전신문 / 이현정 기자 peoplesaf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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