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조사결과]아리셀 참사('24.6) 상고심으로…검찰, 비상구 설치 의무 판단 다시 다툰다

이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04-29 18: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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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관 대표 1심 징역 15년서 항소심 징역 4년으로 감형

 

▲ 지난해 5월 24일 경기도 화성시 아리셀 화재 사고 현장에서 열린 '아리셀 참사 1주기 현장 추모 위령제'에 파란 리본 모양의 꽃이 놓여 있다. 2025.5.24(연합뉴스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수원고검이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와 관련해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검찰은 박 대표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와 박중언 총괄본부장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항소심이 일부 무죄를 선고한 데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고 대법원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

 

이번 상고로 아리셀 화재 사건은 비상구 설치 의무의 범위, 위험물질 취급 사업장의 대피로 확보 기준,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어디까지 인정되는지를 놓고 상고심 심리를 받게 됐다.

 

사건은 2024년 6월 24일 경기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에서 비롯됐다. 당시 공장 내 리튬전지 관련 작업 중 불이 나 근로자 23명이 숨졌다. 박 대표 등은 유해·위험요인 점검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중대재해 발생에 대비한 매뉴얼을 갖추지 않는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박 대표와 박 총괄본부장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소된 사건 가운데 가장 무거운 수준의 형량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항소심은 원심을 파기하고 박 대표에게 징역 4년, 박 총괄본부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박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하고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점은 인정했다. 다만 위험물질 취급 작업장이 있는 건축물에 비상구 설치 의무가 인정되더라도, 사고가 발생한 2층에 별도의 비상구를 설치해야 할 의무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검찰은 이 판단에 문제를 제기했다.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에서 실제 작업이 이뤄진 장소와 대피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1층에 비상구가 있다는 이유로 다른 층의 비상구 설치 의무를 부정한 것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유족과의 합의가 양형에 어떻게 반영돼야 하는지도 상고심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항소심은 유족 전원과 합의한 점을 박 대표 등에게 유리한 양형 요소로 반영했다. 반면 1심은 산업재해 사건에서 기업이 사고 이후 합의를 통해 선처를 받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합의의 양형 반영을 제한적으로 봤다.

 

아리셀 화재 사건은 단순한 형량 다툼을 넘어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 처벌 범위와 산업안전보건 기준의 해석 기준을 다시 확인하는 사건이 됐다. 특히 위험물질 취급 사업장에서 비상구와 대피로 확보 의무를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대법원 판단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항소심 판단을 유지할 경우 비상구 설치 의무는 조문상 명확한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검찰의 상고 취지가 받아들여질 경우, 위험물질 취급 사업장의 층별 작업환경과 실제 대피 가능성까지 고려한 안전조치 의무 판단이 강화될 수 있다.

 

이번 상고심은 아리셀 참사 책임을 둘러싼 최종 법적 판단이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대형 산업재해 사건에서 경영책임자의 의무와 형사책임을 어떻게 볼 것인지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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