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리호 4차 발사 모습(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
[매일안전신문=이정자 기자] 우주발사체가 비행 도중 폭발해 잔해가 육지와 바다에 떨어지고 산불과 해양오염까지 발생하는 복합재난 상황을 가정한 정부 합동훈련이 진행됐다. 우주활동 증가에 따라 발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까지 재난 대응 범위를 넓혀 관계기관의 현장 대응체계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우주항공청은 3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2026년 인공우주물체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인공우주물체는 인공위성과 우주발사체, 이들의 구성품 등 인간의 우주활동 과정에서 만들어진 물체를 의미한다.
이번 훈련에서는 누리호 발사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해 비행종단시스템(FTS)이 작동하는 사고를 가정했다.
비행종단시스템은 발사체가 정상 비행경로를 벗어나는 등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추진을 중단하거나 발사체를 파괴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훈련 시나리오에 따라 누리호는 고흥군 인근 상공에서 폭발하고, 파편이 육상과 해상으로 떨어지면서 산불과 연료 유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대응 과정에는 우주항공청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모두 19개 기관이 참여했다.
훈련은 재난 대응을 위한 토론과 실제 육상·해상 현장 대응을 동시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훈련에서는 사고 발생 이후 관계기관으로 상황이 전달되는 과정부터 위험 정도에 대한 판단과 위기경보 발령, 비상대응기구 가동, 사고 수습 및 복구에 이르는 재난관리 절차를 점검했다.
현장에서는 발사체 잔해의 낙하 위치를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분석하는 훈련이 이뤄졌다. 육상에 떨어진 잔해로 화재와 산불이 발생한 상황에 대응하는 한편 해상에서는 사고해역 통제와 유출된 연료에 대한 방제작업 등을 진행했다.
사고지역 출입 통제와 기관별 역할 분담 등 실제 재난 발생 시 필요한 협업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확인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우주에서 운용되던 인공물체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사고뿐 아니라 발사 단계에서도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해외에서도 우주발사체 사고로 파편이 지상에 떨어지거나 주변 지역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24년 일본의 카이로스(KAIROS) 발사체는 이륙 직후 폭발하면서 발사장 주변으로 파편이 떨어지고 화재가 발생했다. 2025년 미국 스타십(Starship) 역시 비행 도중 파괴돼 잔해가 넓은 지역에 낙하하면서 인근 공역의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줬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최근 우주활동이 확대됨에 따라 우주발사체 등 인공우주물체 추락·충돌에 대한 국가적 대비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번 훈련을 통해 관계기관 간 대응체계를 면밀히 점검했으며, 앞으로도 우주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역량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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