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사고자 신고 못해도 119에 자동 전달…구조신호 직접 연결

이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09-17 15: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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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계 사고감지 시스템과 119다매체신고시스템 API 방식으로 직접 연결
▲ [소방청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농업기계 전도·전복 사고를 당한 작업자가 직접 신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고 위치와 상황을 관할 119상황실에 곧바로 전달하는 자동 연계체계가 도입된다.

 

소방청은 농촌진흥청과 농업기계 사고감지 시스템을 119다매체신고시스템에 직접 연결하는 기술 개발을 마치고 전남지역 4개 시군에서 시범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적용 지역은 신안군과 장흥군, 고흥군, 나주시이며 이들 지역에 설치된 사고감지 단말기 165대가 대상이다. 

 

이번 사업은 농기계 사고 발생 이후 신고가 이뤄지는 과정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금까지 사고감지 정보는 119상황실로 직접 연결되지 않고 농업인의 휴대전화를 거쳐 문자로 전달됐다.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있거나 통신이 어려운 경우, 혼자 작업하던 농업인이 사고로 의식을 잃은 상황에서는 신고가 지연되거나 이뤄지지 않을 수 있었다. 

 

농촌진흥청과 소방청은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 연계를 2024년부터 추진해 왔다. 두 기관은 당시 농업·농촌 안전사고 대응 협업을 추진하면서 농촌진흥청이 개발·보급한 농업기계 전도·전복 사고감지 알람 시스템을 119상황실과 연결하는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9월에는 국립농업과학원과 전남소방본부가 농작업 안전사고 신속 대응 업무협약을 맺고 사고감지 시스템의 구조신호를 119종합상황실과 연계하는 작업을 구체화했다. 농촌진흥청이 공개한 2024년 주요 연구성과에도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과 농업기계 사고감지 신호를 연계한 시범운영이 주요 성과로 포함됐다. 

 

이번에는 두 기관의 정보시스템을 API 방식으로 직접 연결했다. API는 서로 다른 정보시스템이 데이터를 자동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표준화된 기술 규격이다. 사고가 감지되면 별도의 중간 전달 절차 없이 사고 위치와 상황 정보가 관할 119상황실로 전송되는 구조다. 

 

기술 적용 여부도 실제 사고 상황을 가정해 점검했다. 소방청과 농촌진흥청은 지난 1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소방본부 전남권역본부에서 ‘농업기계 사고신호-119다매체신고시스템 연계 현장 시연회’를 열었다. 국립농업과학원이 참여한 시연에서는 사고 발생부터 119 신고 접수까지의 과정을 재연해 시스템의 현장 적용성을 확인했다. 

 

119다매체신고시스템은 문자와 영상, 앱 등을 이용해 119 신고를 접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번 연계기술은 농업기계가 감지한 사고정보를 이 시스템으로 직접 보내는 방식으로 적용된다. 

 

정부의 농림분야 안전대책에도 농기계 사고감지 정보의 119 자동연계가 포함돼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월 발표한 ‘농림분야 안전관리 종합대책’에서 사고감지 단말기 총 1297대를 설치하고 전남·강원·경북 소방본부와 119 시스템 연계 시범운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농기계 사고는 농업인 사망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농식품부가 같은 대책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농업인 사망자는 297명으로, 이 가운데 농기계 관련 사망자는 174명으로 59%를 차지했다. 정부는 전도·전복과 끼임·절단, 교통사고 등을 농기계 분야 주요 사고유형으로 보고 안전구조물 확대와 사고감지 단말기 보급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 4개 시군의 시범운영 결과는 향후 적용지역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데 활용된다. 소방청은 운영 결과를 검토한 뒤 관계기관과 협력해 농업기계 사고정보의 119 직접 연계체계를 단계적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장은 “농촌에서는 홀로 농업기계를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농업기계 전도‧전복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자가 직접 신고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며 “이번 기술 개발은 농업기계가 감지한 사고 정보를 119 신고 체계로 직접 연결해 신속한 구조 대응을 지원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주영국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이번 시범운영 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뒤 관계 기관과 협력해 단계적으로 전국에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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