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합격'에 고액 계약까지...학원형 연예기획사 소비자 피해 급증

이정자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2 14: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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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션 이미지(ChatGPT AI 생성이미지)

 

[매일안전신문=이정자 기자] 키즈모델이나 아이돌 등 연예계 진출을 희망하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오디션 합격을 내세워 고액의 교육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한 뒤 계약해지 과정에서 환급을 거부하는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계약을 서두르게 하거나 출연 기회를 보장하는 것처럼 안내하는 사례도 확인돼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학원형 연예기획사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총 366건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학원형 연예기획사는 오디션이나 캐스팅 기회 제공 등을 내세워 소비자를 모집하고, 연예활동에 필요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대가로 수강료 등을 받는 대중문화예술기획업체를 말한다.

관련 피해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41건이었던 피해구제 신청은 2024년 86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148건으로 전년보다 72.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91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 52건과 비교해 75.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는 오디션 진행 이후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했다. 일부 업체는 카메라 테스트 등 간단한 심사를 진행한 뒤 당일이나 이튿날 합격 사실을 알리며 교육계약을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약을 고민하는 소비자에게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즉각적인 결정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아동·청소년 관련 계약이 184건으로 전체의 50.3%를 차지했다. 이어 40~64세 중장년층 86건(23.5%), 20~30대 청년층 83건(22.7%) 순이었다.

피해 유형에서는 계약해지를 둘러싼 분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체 366건 가운데 361건(98.6%)이 계약해지와 관련된 사례였다. 소비자가 계약 종료를 요청했지만 업체가 이미 납부한 비용을 돌려주지 않거나 환급을 미루고,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계약해지 이유가 확인된 328건 중에서는 소비자의 단순변심이 245건(74.7%)으로 가장 많았다. 업체가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해지를 요구한 사례도 79건(24.1%)에 달했다.

계약 불이행 사례 79건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연기·모델 교육이나 오디션 기회를 제공하지 않거나 당초 안내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경우가 46건(58.2%)으로 집계됐다.

또한 특정 드라마 출연이나 브랜드 모델 선발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해당 제작사나 브랜드와 연계되지 않은 사례 등 광고·사전 안내와 계약 내용이 다른 경우도 24건(30.4%) 확인됐다.

현행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은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가 예술인을 모집하거나 관련 교육기관이 학습자를 모집할 때 허위 정보를 제공하거나 사실과 다른 약속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피해 발생 이후 환급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소비자도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전체 피해구제 신청 가운데 환급이 이뤄진 사례는 172건으로 47.1%에 그쳤다.

일부 사업자는 소비자원의 연락에 응하지 않거나 자체 계약 약관을 근거로 환급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연예기획사와 계약하기 전 실제 연예활동 지원이 가능한 업체인지 확인하고, 오디션 합격 통보만으로 계약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일반적인 연예기획사는 연습생 훈련 등을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하고, 드라마 출연이나 광고모델 활동을 보장한다는 구두 약속은 계약서에 별도 조항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기간은 가능한 한 짧게 설정하고, 중도해지 시 적용되는 위약금과 환급 기준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소비자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대중문화예술분야 연습생 표준계약서'를 활용하는 등 계약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뒤 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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