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 마약 범죄가 인터넷, SNS, 다크웹 등의 발달로 일반 대중의 일상까지 침투하고 있다. 투약자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의 핵심 고리로 가담하게 되는 마약운반책 사건이 급증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법당국은 밀수입부터 최종 소비 단계까지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유통의 발과 손 역할을 하는 운반책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히 처벌하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전달했을 뿐'이라거나 '고액 알바인 줄 알았다'며 호소하지만, 법원은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며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무거운 형량을 선고하는 추세다.
최근 적발되는 운반책은 크게 국내에서 활동하는 '드라퍼'와 해외에서 마약류를 밀반입하는 '국제 밀수형 운반책'으로 나뉜다. 국내 유통책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활용한다. 마약 조직은 구인 광고나 SNS를 통해 '단순 심부름', '고액 당일 알바'라는 명목으로 청년층이나 경제적 취약계층을 유인해 운반책으로 활용한다. 드라퍼들은 물건이 무엇인지 몰랐다고 주장하나, 비정상적으로 높은 보수와 텔레그램 등 보안성 높은 메신저를 통한 지시 방식 등을 고려하면 불법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되어 엄벌에 처해진다.
해외에서 마약을 이송해 오는 국제 운반책의 경우 사안은 더욱 엄중하다. 해외 여행객이나 유학생, 무료 해외여행을 미끼로 포섭된 이들이 소지품에 마약류를 숨겨 입국하다 공항 세관에서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지인의 부탁으로 화물을 대신 받거나 가방을 운반해 주는 행위 역시 대표적인 연루 경로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수입·수출 행위를 제조나 매매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국내 반입은 대규모 확산의 원인이 되기에 불법 화물인 줄 몰랐다는 호소만으로는 밀수 혐의를 벗기 어렵고, 초범이라도 실형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법부가 강경한 이유는 이들이 마약 확산의 핵심 통로이기 때문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기준에 따르면 유통·밀수 가담자는 조직 내 역할이 단순 가담자에 불과하더라도 취급한 마약류의 종류와 양에 따라 높은 징역형이 하한선으로 설정된다. 필로폰이나 코카인 등 향정신성의약품 가목·나목에 해당하는 물품을 대량으로 운반·밀수입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법원은 운반책이 취한 경제적 이득보다 그 행위로 사회에 유통될 뻔한 마약의 잠재적 위험성을 더 무겁게 평가한다.
의도치 않게 불법 물품 운반에 연루되었거나 관련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사기관은 범행 전후 사정, 대가의 적정성, 지시의 은밀성 등을 토대로 미필적 고의 여부를 철저히 따진다. 상식선에서 이해되지 않는 고액의 대가를 약속받았거나 신원 미상의 인물로부터 보안을 요구받으며 물건을 전달했다면 범죄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
마약운반책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즉시 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이미 수사가 개시되었다면 본인의 인지 상태와 강박 여부 등을 객관적 자료로 입증해야 한다. 사건 초기부터 전후 정황과 메신저 대화 내역 등 미필적 고의가 없었음을 증명할 구체적 증거를 확보해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법무법인 YK 의정부 분사무소 이승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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