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역시 김종철 정의당 대표에게 다가온 가장 큰 화두는 ‘더불어민주당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대한 것이다. 정의당은 항상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치열하게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20일 오전 국회에서 김 대표가 작년 10월9일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동안 수많은 언론 인터뷰에 응했지만 코로나 등으로 인해 기자회견을 열지는 못 했었다.
김 대표는 4.7 보궐선거에서의 단일화 관련 질문을 받고 “우선 저희는 범여권이 아니”라며 “저희는 진보야당이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힘과도 단일화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저희가 가진 해법이 양당과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 단체장의 성 비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출마하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당헌을 교체하면서까지 이뤄진 것인데 저희로서는 더더욱 단일화 할 이유가 없다. 정의당은 정의당 후보로 정의당의 내용으로 시민의 평가를 받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을 “신 보수정당”으로 규정하며 정의당은 “진보정당다운 과감함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설파했다.
민주당이 신 보수정당인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보편적 증세 등 과감한 개혁 정책을) 오히려 하고 싶지 않을 때 여러 핑계를 댄다.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이익공유제도 그렇고 문재인 정부나 민주당이 지난 정권의 행동을 종합해볼 때 말로는 위기를 말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과감한 조치를 취할 생각은 없어보인다”며 “모든 것이 이 정책을 실행해야 할 것 같지만 인기가 없으면 다음에 집권할 수 없기 때문에 하지 않는다. 즉 국민의 삶 향상이 아니라 재집권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자신의 판단 기준이 되어버린 신 보수정당이자 기득권정당의 행태를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대표는 집권여당 민주당 정도의 의석수라면 보편적 증세와 같은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적극적으로 의제화시켜야 한다고 봤다.
김 대표는 “그런 과감한 이야기를 하지 못 하는 정부여당에 지극히 유감이다. 그런 논의를 시작하라고 정치를 하는 것이다. 대단히 유감스럽다. 누군가는 (보편적 증세를)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부러워하는 스웨덴과 덴마크 이런 곳은 소득이 6800만원 이상부터는 세금이 52%다. 그 이하도 소득 30%를 세금으로 낸다. 복지국가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시 빠지지 않고 “민주당 2중대” 관련 질문이 나왔다.
김 대표는 “답변이 어려운 것이 나는 2중대라는 의식을 안 한다. 민주당 2중대를 탈피한다고 하면 국민의힘 2중대 아니냐? 이런 질문이 나온다. 정의당은 정의당이다”며 “우리는 우리 이야기를 하고 우리가 관철시키고자 하는 법안에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언론들은 항상 거대 양당의 쟁점 이슈가 불거져서 논평이 필요할 때만 관성적으로 정의당을 찾는다.
김 대표는 “공수처법이 개정되거나 검찰개혁 이슈가 있을 때 저희가 말을 아꼈던 이유는 이것이 감정싸움으로 가면서 마치 추미애 아니면 윤석열 한쪽의 편을 들어라. 어느 편으로 해석되는 현실에 말을 아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서 승부를 보자는 입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즉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권수정 서울시의원이 출마했는데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이번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후보군을 봐도 알겠지만 당장 이름이 알려진 후보를 내기보다 정의당이 긴 호흡으로 이러한 참신한 후보들이 있고 정책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장기전에 들어가려는 것”이라며 “권 의원의 경우 당장 이 자리에 서울시 후보들 다 앉혀놓고 정책 토론을 해보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보궐선거에 임하는 정의당의 자세와 관련해서 김 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군을 살펴보라. 그들에게 서울시민과 부산시민의 삶이 보이는가. 거대 양당의 서울시장 후보 대다수는 자신의 대선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보궐선거를 징검다리로 삼으려 할 뿐”이라며 “그들이 쌓겠다는 재건축 재개발의 마천루에 다수 시민에게 허락된 공간은 없다. 12년 전 오늘 발생한 용산참사는 무분별한 재개발이 낳은 비극이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당대표 임기 “2년이라는 재임기간 동안 장기적으로 무엇을 장기 과제로 국민 동의를 만들어낼 것인지 차분하게 준비할 것이 무엇인지를 가지고 승부를 보고 지지를 이끌어내려고 한다”고 정리했다.
그렇다면 전혀 과감하지 못 한 민주당이 버티고 있는데 정의당은 현실적으로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 걸까.
김 대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운동 과정에서) 저희가 전략으로 채택한 것은 읍소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며 “정의당이 100을 원하는데 70만이라도 해달라고 요청한다고해서 제대로 되는 것은 없다. 민주당이 허락하는 개혁 안에서 멈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중대재해법에서 우리가 읍소했다면 조용히 민주당안을 받아들이는 수준에 그치고 훨씬 많은 후퇴가 있었을 것이다. 민주당을 움직이는 힘은 국민의 압력 뿐”이라며 “정의당은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국민을 설득해 민주당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정의당의 신호탄은 입법노트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20대 국회에서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정의당의 ‘데스노트’가 명성을 떨쳤다면 김 대표는 21대 국회에서는 정의당의 ‘입법노트’가 그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과감한 정책과 입법 컨텐츠를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정의당의 입법노트는 4월 재보궐선거에서 그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정의당만의 과감한 정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수권정당의 능력을 서울과 부산의 재보궐선거에서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김 대표가 제시한 정책 과제는 아래와 같다.
①전국민 소득보험(특수고용노동자·프리랜서·자영업자 등 모든 국민을 포함하는 소득기반의 사회보험)
②코로나 극복 패키지법(전국민 재난지원금, 공공의료 강화, 소상공인 대책 등을 참고해서 설계한 뒤 입법 추진)
③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보수 개신교계 끈질기게 설득)
④생애주기별 기본자산(4.15 총선 공약으로 청년기초자산제를 내놨는데 이를 확대 발전시킨 것으로 세대를 거쳐 대물림되는 자산 불평등에 대응하기 위해 목돈이 필요한 전환기에 국가가 개인의 짐을 함께 부담)
⑤주거안심 사회 구축(심상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거급여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청년가구와 중위소득 60% 국민까지 주거급여를 받도록 관철)
⑥북유럽 복지국가 수준의 강력한 조세 개혁과 재정 확충으로 불평등 해소
⑦연금 개혁(평등한 노후를 위해 특수 연금을 통합하고 기초연금 강화)
⑧국토균형발전(행정구역의 과감한 개편, 수도 이전을 통한 비수도권 발전 촉진, 농어민 기본수당 등)
⑨기후위기 대응(탄소세 적극 검토, 에너지 전환 사업 추진)
⑩정치 개혁(대선 결선투표제와 광역의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김 대표는 “코로나 상황에서 여러가지 문제들을 종합해서 그 양태를 종합한 후에 그에 맞는 법안을 내겠다는 것”이라고 결론을 냈다.
입법 동력은 결국 국민적 압력인데 김 대표는 예컨대 “전국민 소득보험에 자영업자들이 동참할 것인가를 파악하기 위해 작년 11월과 12월 1만여개 정도의 상가를 방문해 자영업자를 만났다”며 “그때 취합된 결과가 소득보험을 설명하면서 이러한 보험이 있으면 가입할 의향 있는지 여쭤봤다. 상당히 많은 자영업자들이 가입할 의향을 드러냈다. 가입비는 본인 소득의 100분의 1 정도면 좋겠다고 의견주셨다. 저희는 이걸 발전시켜서 법안의 필요성을 보여드리겠다. 그런 리스트들이 입법노트다. 국민의 압력만이 제대로 된 입법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김 대표는 각 분야별 특별위원회와 TF 등을 구성하고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 성과들이 2022년 대선에서 “중요한 의제”로 부각되어 “정의로운 대전환의 기준점을 세울 것”이라는 구상이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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