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 이하인데 ‘노숙자들’ 어떡하나?

박효영 / 기사승인 : 2021-01-11 18: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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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지난주부터 역대급 한파가 시작된 가운데 집이 없는 노숙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홈리스 추모제 공동기획단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위협 속에 추위가 불어 닥쳐 노숙자들이 찜질방이나 피시방을 찾아 몸을 녹일 방법조차 없어졌다”며 “겨울철에 운영하는 응급대피소나 시설은 집단밀집시설로서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대책과 상반된다”고 밝혔다.


방역 조치를 강화하면 자영업자들의 삶도 막막해지지만 노숙자들은 생사를 오가는 수준의 고통을 받게 된다. 일례로 서울 곳곳에 몰려 있는 노숙자들이 운영 중인 무료급식소를 찾아 경기도까지 모험을 단행하는 것이다. 이틀 굶주린 배를 한끼로 다 떼우기 위한 사생결단 그 자체다.


기자회견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회견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노숙자 입장에서는 당장 너무 추워 거리 노숙을 할 수가 없고 모여있으면 안 된다고 하니 돌아버릴 지경이다.


발언자로 마이크를 잡은 노숙자 A씨는 “추위를 피해 희망지원센터에 들어가려고 해도 못 들어간다. 들어가려면 코로나19 검사 확인증이 있어야 하는데 휴대전화가 없어 코로나19 검사 자체를 못 받는 상황”이라며 “지금 서울역 지하도 중앙통로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자고 일어나면 추위 때문인지 다리가 저려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 한다. 내일 아침에 깰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는 정도”라고 토로했다.


겨울철 극강의 한파가 찾아오면 노숙인들은 더욱더 설 자리가 없게 된다. (사진=수원시) 
겨울철 극강의 한파가 찾아오면 노숙인들은 더욱더 설 자리가 없게 된다. (사진=수원시)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가 있다면, 그 아래에 쪽방촌과 비닐하우스가 있고, 더 내려가면 노숙자 신세가 된다.


기획단은 “거리 노숙자를 주 대상으로 한 임시 주거 지원은 예산 소진으로 운영을 중단한 상태”라며 “이번 한파를 긴급복지지원법상 자연재해로 인정하고 거처가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긴급 주거 지원을 해야 한다. 쪽방과 비닐하우스 등에 거주하는 거주자에게도 안전 숙소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난 동짓날 서울의 거리와 쪽방 등지에서 숨진 295명을 추모했다. 이 숫자가 혹한에 더 늘어나지 않게 서울시를 비롯한 광역단체와 중앙정부가 예산을 책임지고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획단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입법, 행정, 사법 등 3부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강력한 권고를 내릴 수 있는 헌법기관으로서 국가인권위원회에 관련 진정서를 제출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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