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제설 요구가 부당해도 “홧김에 방화 심했다”

박효영 / 기사승인 : 2021-01-11 16: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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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9일 낮 12시22분 즈음 전남 무안군 무안읍에서 제설 위탁업체 직원 A씨가 자신의 차량에 불을 질렀다. 나흘 연속 새벽부터 제설 작업을 해왔던 A씨는 제설제를 충분히 공급하지 않으면서 추가 제설 작업을 요구하는 군청측의 요구에 화가 나서 방화를 범했다. 다행히도 불이 나자마자 목격한 동료 직원들이 바로 소화기로 진화했고 바로 소방대원들이 출동해서 확실히 대응해서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자신의 화물 차량만 살짝 그을린 게 전부라고 한다.


사고 현장의 모습. (사진=무안소방서)
사고 현장의 모습. (사진=무안소방서)

그러나 방화는 그 자체로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다. 형법 164조에 규정된 현주건조물방화죄는 “불을 놓아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 기차, 전차, 자동차, 선박, 항공기 또는 광갱을 소훼한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하한선이 징역 3년이다. 물론 다친 사람이 없고 충동적이었기 때문에 작량감경에 따른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질 수 있고 양측이 원만히 합의를 본다면 기소유예 등이 내려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제설 인력의 과부하 문제다.


무안군청은 이번 겨울 3개월 동안 A씨가 소속된 업체로부터 제설 차량 8대를 임대하는 등 제설 계약을 맺었다. A씨와 동료들은 한반도에 닥친 한파와 폭설로 인해 지난주(12월28일~1월3일)부터 이번주(1월4일~10일)까지 나흘 연속 제설 작업에 동원됐다고 한다. A씨는 그날 새벽 4시부터 도로 제설 작업을 마치고 9시반에 회사로 돌아왔다. 그때 제설제 보유량을 살피러 온 군청 공무원이 민원이 많은 이면 도로 제설 작업을 추가 요구했다. 이에 A씨와 동료들은 남은 제설제가 거의 없고 15톤 차량으로 이면 도로에 갔다가 돌아오는 과정 자체가 매우 어렵다고 하소연하며 출동을 거부했다.


그렇게 언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A씨는 제설제가 없더라도 요란하게 사이렌을 울리면서 하는 척이라도 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폭발했다고 항변하는 입장이다. 화물차주들 입장에서 연일 강행군에 지쳐있는데 제설 시늉을 요구받아 너무 화가 났다는 것이다. 다만 무안군청 측은 차량 앞쪽에 달린 삽날로 도로에 쌓인 눈을 벗겨내달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지만 갈등은 지속됐다.


결국 다른 군청 공무원이 제설제를 각 차량에 나눠주고 계속 제설 작업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는데 A씨는 자신의 차량에서 제설 장비를 떼어버린 뒤 불을 질렀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군청은 “회사 측과 잘 협의해 제설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주민들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군청은 연달아 업체 및 화물차주들과 면담을 갖고 오해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버스 운행 노선을 중심으로 제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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