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회장, 멀쩡한 산에 별장 가는 터널 뚫으려다 ‘뭇매’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7 20: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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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시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 포르쉐 창업주의 손자인 볼프강 포르셰(82) 회장이 별장 가는 길이 구불구불하고 가파르다는 이유로 산을 관통하는 개인 터널을 만들려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포르셰 회장은 2020년 모차르트의 고향이자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있는 900만 달러(약 120억원)짜리 별장을 구입했다.

이 저택은 유대계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1917년부터 20년간 거주하며 20만장의 원고를 썼던 역사적 건물이다. 현지인들은 지금도 이곳을 ‘빌라 츠바이크’라고 부른다.

포르셰 회장은 시내에서 산 위 별장까지 쉽게 오가기 위해 카푸치너베르크산을 관통하는 480m 길이의 터널을 뚫어 12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주차장과 연결하려 했다.

1000만 유로(약 161억원)가 소요될 이 계획은 지난해 3월 당시 보수 성향인 인민당 소속 시장에게 시의회도 모르게 조용히 승인받았다.

그러나 선거로 시장이 사회민주당 소속으로 바뀌고 녹색당과 좌파 정당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시의회 녹색당 대표 잉게보르크 할러는 “개인이 산을 뚫을 수 있다는 게 놀랍다”며 “슈퍼리치를 위한 특혜를 거부한다”고 16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말했다. 그는 포르셰가 공사 허가 수수료로 시에 4만 유로(약 6500만원)를 지불한 것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공공 터널도 아직 안 만들어졌는데 개인 터널이 웬말이냐”며 16일부터 ‘잘츠부르크 포르쉐 터널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구약성경 창세기를 빗대 “그리고 포르셰가 말했다. ‘구멍이 있으라’”는 플래카드를 시내 곳곳에 붙였다.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앵은 “그는 부자니까, 뭐든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잘츠부르크 시의회는 다음달 중순 이 문제를 최종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매일안전신문 / 이진수 기자 peoplesaf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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