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전기차의 불씨...전기차 보급 늘며 화재사고 급증

박장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06-27 15: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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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14배 증가, 화재 사고 4배 증가…전용 소화약제 개발 시급
▲ 전기자동차 화재 진압 훈련 중인 소방대원들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박장호 기자] 경기 화성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를 계기로 전기 배터리 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전기차의 보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화재 사고도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이에 소방당국은 전기차 화재에 대한 새로운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특히 전기차의 '열폭주' 현상과 전용 소화약제의 부재가 진화 작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어 전용 소화약제 개발을 위한 연구에 나선다.

2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국립소방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전기자동차 화재 대응 가이드'에서 국내 전기차 화재는 2017년 1건을 시작으로 매해 늘어 2022년에는 44건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2020∼2022년) 전기차 화재 건수는 총 79건이다. 2020년 11건이던 전기차 화재 건수는 2021년 24건으로 늘었고, 2022년에는 44건으로 다시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들 사고로 인한 피해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2020년 0명이었던 사상자는 2022년 사망 1명, 부상 3명으로 늘었다. 재산 피해는 같은 기간 3억6000만원에서 9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 5일 오전, 화성 아리셀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합동 감식중인 모습.(사진: 연합뉴스)

 

전기차 화재 원인으로는 전체 79건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적 요인 18건, 부주의 15건, 교통사고 9건 등이 뒤를 이었다. 화재 장소로는 일반도로가 34건, 주차장이 29건, 고속도로가 6건 등이었다.

전기차 화재가 급증한 이유는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며 그만큼 화재 사고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7∼2022년 국내 자동차 등록현황을 보면 이 기간 전체 자동차 등록은 약 13% 증가한 반면, 전기차는 무려 1450%나 폭증했다. 1만대당 화재 발생 비율을 보면 내연기관 차량은 2017년 2.20대에서 2022년 1.84대로 낮아졌으나, 전기차는 같은 기간 0.40대에서 1.12대로 크게 높아졌다.

전기차 화재는 '열폭주' 현상과 전용 소화약제가 없어 진화하기 어렵다. 열폭주 현상은 배터리가 자체 과열해 주변 배터리로 열을 옮기며 급속히 연쇄 폭발하는 것을 말한다. 배터리 팩 내부에서 불이 나면 차량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고, 화염 방향도 통상 위로 치솟는 내연기관과 달리 수평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어 주변 차량으로 불이 번질 위험이 크다.

소방당국은 이 때문에 물로 불을 끄는 '주수 소화' 방식으로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고 있다. 분말소화기나 질식소화 덮개에 비해 배터리 냉각과 재발화 방지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불이 난 차량에 질식소화 덮개를 덮고서 내부에 물을 계속 주입해 불을 끄는 경우도 있다.

소방당국은 내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함께 리튬과 같은 화학물질에 대한 소화약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는 39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전기차 화재 등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기술개발(R&D)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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