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제언]집중호우 때마다 시민 안전 위협하는 ‘사고 블랙홀’ 맨홀에 안전장치 적용해야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2-08-10 12: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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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밤 폭우 속 서초동 한 빌딩 주변 맨홀에 남매 빠져 실종
실험 결과 시간당 50㎜ 내리면 뚜껑 23초만에 들썩이다 열려
▲9일 새벽 폭우로 다수의 차량이 침수된 서울 강남구 대치사거리의 배수구가 뚜껑이 없어진 채 소용돌이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신윤희 기자] 8∼9일 서울 등 중부지방에 쏟아진 500㎜ 넘는 물폭탄으로 배수시설이 역류하면서 맨홀이 열려 시민 생명을 앗아갔다. 맨홀이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 블랙홀’이 된 셈이다. 안전 장치를 강구하는 등 맨홀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에 1시간 만에 최대 136.5㎜의 폭우가 퍼부은 지난 8일 밤 서울 강남과 서초 지역은 물바다로 변했다. 특히 서초역보다 12m, 역삼역보다 17m 가량 낮은 항아리 지형에 위치한 강남역 주변 도로는 바다물에 잠긴 듯 침수됐다. 

▲ 8일 밤 서울 서초구 한 대로변 맨홀뚜껑이 쏟아지는 물폭탄으로 수압을 견디지 못해 물줄기를 바깥으로 뿜어내고 있다. /신윤희 기자
 배수시설이 용량을 초고하면서 역류하는 일이 빚어지면서 곳곳의 맨홀에서 물기둥이 솟구치기도 했다.


 당시 서초동 한 빌딩을 나선 성인 2명은 폭우 속에서 바깥으로 나갔다가 근처 맨홀에 빠져 실종됐다. 안타깝게도 배수관이 역류하면서 맨홀 뚜껑이 열려 있었던 것이다.


 주변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사고 장면을 확인한 실종자 가족은 한 언론에 “비틀거리다가 (누나가) 저기로 빠졌고, 이렇게 잡으려다가 남동생까지 두 사람 빠지고 끝이다. 그게 불과 한 몇 초 사이에 그렇게 돼버렸다”고 전했다.

 119구조대가 수중 로봇까지 투입해 남매로 알려진 실종자들을 찾고 있으나 10일까지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 7월19일 시간당 90㎜의 폭우가 쏟아진 일본 교토시 한 도로에 맨홀 뚜껑이 날아간 채 지하수를 뿜어내고 있다. /트위터
​ 2014년 7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하천실험센터에서 실시된 모의실험에서는 시간당 50㎜ 폭우를 가정한 상황에서 지름 1m짜리 하수도관 맨홀 뚜껑이 23초만에 들썩거리다가 곧 20㎝ 높이로 튀어 오르는 게 확인됐다.

 폭우 속에서 차량을 몰고가다가 수압에 맨홀 뚜껑이 열리면서 차량이 공중으로 솟구치는 사고도 적잖게 발생한다.  
▲맨홀 뚜껑이 열리면서 지나가던 차량이 위로 솟구치는 장면. /유튜브 영상 캡처
 전문가들은 맨홀 뚜껑이 덜컹거리고 솟구쳐 오르는데 10∼30초밖에 걸리지 않으므로 들썩거리는 맨홀을 발견하면 바로 대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맨홀은 지하 공간에 매설된 수도관·하수관·전선 등 정비를 위해 말그대로 사람이 드나들게끔 연결해 주는 구멍(홀)이다. 이 구멍을 덮는 도구가 바로 맨홀 뚜겅이다. 철제 제품이다보니 무거워 도구를 써야 열 수 있지만 폭우 상황에서는 수압에 스스로 열려 버리는 일이 잦다.

 전문가들은 맨홀 뚜껑이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맨홀을 나사식으로 제작하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만큼 맨홀에는 수나사 기능을, 뚜껑에는 암나사 기능을 적용해 5∼10도를 좌우로 돌려야 열리게끔 하는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밤 서울 강남의 한 도로에서 맨홀로 다량의 물줄기가 솟구치고 있다.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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