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조용한 밤, 귀에서 정체 모를 ‘삐-’ 소리나 매미 소리가 들려 잠을 설친 적이 있을지 모른다. 혹은 상대방의 말이 웅얼거리듯 들려 자꾸 되묻는 일이 늘어났을 수도 있다. 이는 최근 현대인들에게 감기처럼 흔해진 증상이지만, 단순히 귀의 노화 현상으로만 치부하기엔 그 원인이 복잡한 질환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청각 시스템만이 아니라 우리 몸의 신경계, 그리고 뇌 기능의 불균형이 보내는 일종의 경고 신호로 이해해야 한다.
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귓속이나 머릿속에서 소리를 느끼는 현상을 이명이라고 한다. 의학적으로는 청각 세포가 손상되면서 뇌로 보내는 신호가 왜곡되거나, 뇌의 청각 피질이 비정상적으로 과활성화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한다. 난청이 동반된 이명의 경우, 소리를 잘 듣지 못하게 된 뇌가 부족한 청각 정보를 보충하기 위해 가짜 소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명난청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과도한 소음 노출이나 노화는 물론 만성 피로와 스트레스도 주요한 요인이다. 여기에 경추(목뼈)의 틀어짐, 그리고 기혈 순환의 장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한의원에서는 장부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머리 쪽으로 열이 몰리면서 청신경 에너지가 고갈되는 현상을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따라서 귀 주변의 혈류 순환을 개선하고 무너진 신체 밸런스를 바로잡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 된다. 침치료와 약침 치료, 공진단 및 한약 처방이 병행될 수 있으며 필요시 추나요법 치료도 진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청각 신경망의 가소성을 이용한 접근법도 활용된다. 그중 하나인 TMS 치료(경두개 자기장 자극술)는 비침습적인 자기장을 이용해 과도하게 예민해진 청각 피질의 신경 세포를 안정시키거나 조절하는 원리를 가진다. 이는 귀 자체에만 집중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소리를 인지하는 최종 단계인 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의학적 시도로 볼 수 있다.
성공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조기 진단과 더불어 생활 습관의 교정이 필수적이다. 또한, 적절한 휴식과 수면을 통해 자율신경계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입원치료가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돌발성난청에서는 초기 안정과 집중치료가 치료 예후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자신에게 필요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좋다.
치료의 목적은 단순히 소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 데 있다. 귀에서 들리는 소리에 과도하게 몰입하기보다는, 내 몸이 왜 이런 신호를 보내는지 살피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 미올한방병원 임용석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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