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건물주가 나가라고 할 때 상가임차인은?

정태근 변호사 / 기사승인 : 2023-04-15 09: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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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근 변호사 

 

상가임차인의 임대차 갱신 요구권을 인정한 개정 상가임대차법의 적용으로 건물주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한 번 임대차 계약을 맺은 건물주와 최대 10년 간 계약 관계로 묶이게 된다. 월세 및 보증금 증액 상한이 5%로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건물주는 임차인과의 최초 계약에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물론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건물주는 합법적으로 임차인과의 계약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상가임대차법상 임차인이 3기 이상 월세를 내지 않거나 제3자에게 무단으로 빌려주거나 건축물을 파손하는 경우 등 임차인에게 잘못이 있는 몇몇 경우라면 건물주는 정당하게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런데 임차인의 잘못이 없어도 건물주가 임차인을 내보낼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바로 건물주가 상가건물 자체를 철거하거나 재건축할 때다. 상가임대차법에 따르면 건물주는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 시기나 소요시간 등을 포함해 구체적인 철거, 재건축 계획을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른다면 임차인을 내보낼 수 있다.

문제는 이 때 임차인이 입게 될 손해가 계약 갱신을 거절당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오면 기존 임차인은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데 재건축을 이유로 계약이 해지되면 권리금 회수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되고 만다. 이처럼 건물주가 ‘재건축’을 사유로 들어 계약 갱신을 거절한다면 임차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일까?

상가임대차법에 따르면 건물주가 재건축을 이유로 계약 갱신 청구를 거절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우선 첫째, 앞서 언급했듯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나 소요 기간 등을 포함해 철거나 재건축 계획이 구체적으로 세워져 있으며 임차인에게 그 계획을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라야 한다. 만일 구체적인 재건축 계획이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건물이 노후, 훼손, 일부 멸실 되어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나 재건축이 이루어져야만 재건축을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인은 최초 임대차 계약 시 향후 재건축 계획 등에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면 추후 재건축을 사유로 계약 갱신을 거부했을 때 이를 거절해도 된다. 또한 이는 주택 임차인의 계약갱신 청구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즉, 주택 집주인이 재건축을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때에도 임대차 계약 체결 당시 재건축 계획을 고지 했는지 기타 법이 인정하는 재건축 사유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자신의 권리를 정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주택의 경우에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로 ‘임대인 실거주’가 인정된다. 집주인 본인을 비롯해 집주인의 직계존속이나 직계비속이 실거주하려는 경우를 임대인 실거주라 할 수 있는데 임차인 입장에서는 이 이유가 실제로 임대인 실거주 목적인지 아니면 임차임을 내보내고 보증금, 월세 등을 더욱 높여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려는 것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만일 임대인 실거주라는 이유로 계약 갱신 청구를 하지 못하고 집을 비웠는데 집주인이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임차인은 집주인에게 갱신 거절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둘러싼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가급적 원만하게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서로를 위한 길이나, 그것이 어렵다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법적으로 꼼꼼하게 분석하여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로엘법무법인 정태근 부동산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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