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의료환경에...제주 고위험 임신부 또 타지역 헬기 이송

이종삼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3 10: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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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고위험 임신부 11명 타지역 병원으로 긴급 이송
신생아 중환자실·필수 의료인력 부족…지역 의료체계 확충 목소리
▲ 지난 3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양막이 파열된 임신부가 소방헬기를 이용해 부산지역 상급종합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사진: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종삼 기자] 제주에서 응급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임신부가 도내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또다시 소방헬기를 타고 타지역 병원으로 이송됐다. 올해 들어 제주를 떠나 타지역 의료기관으로 긴급 이송된 고위험 임신부만 11명에 달하면서 산모와 신생아를 제때 치료할 수 있는 지역 의료체계 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3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39분께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임신 26주 차 30대 임신부가 소방헬기를 이용해 부산지역 상급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해당 임신부는 출산 예정일보다 이른 시기에 양막이 파열되는 응급상황에 놓였지만 제주대학교병원을 비롯한 도내 의료기관에서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없어 다른 지역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에서 고위험 임신부가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례는 최근 몇 년간 계속되고 있다.

소방헬기를 이용해 타지역 의료기관으로 이송된 고위험 임신부는 2023년과 2024년 각각 9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8명으로 두 배 늘었다. 올해도 지난 4일까지 10명이 이송된 데 이어 이번 사례가 추가되면서 모두 11명으로 증가했다.

불과 일주일여 사이 양막 파열 임신부의 부산 이송이 잇따르기도 했다. 지난 3일에는 임신 24주 차인 20대 임신부가 양막 파열로 응급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도내에서 진료할 의료진을 확보하지 못해 부산으로 이송됐다.

당시 오후 2시 47분께 제주대병원에서 환자 이송을 요청하는 신고가 접수됐고, 제주소방본부는 부산소방본부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다. 부산소방 헬기는 같은 날 오후 5시 15분께 임신부를 태운 뒤 오후 6시 51분께 부산지역 종합병원으로 옮겼다. 이송 당시 임신부의 건강 상태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에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졌다. 조기 출산 위험이 있던 임신 30주 차 30대 임신부는 제주에서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소방헬기로 부산지역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또 같은 달(5월) 임신 19주 차 임신부가 조산 위험에 놓였지만 도내에서 수술받기 어려워 대전지역 병원까지 이동해야 했다.

이처럼 고위험 산모의 타지역 이송이 잇따르면서 제주지역의 분만·신생아 의료체계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이 부족한 데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인력도 충분하지 않아,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도내에서 치료가 어려운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 내 6개 종합병원 가운데 일반 임신부의 분만이 가능한 곳은 제주대학교병원과 서귀포의료원 2곳에 그친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대학교병원 역시 신생아중환자실이 포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위험 임신부는 조산이나 응급수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산모 진료뿐 아니라 출생 직후 미숙아나 신생아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진과 중환자실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필요한 의료자원이 갖춰지지 않을 경우 산모가 위급한 상황에서도 바다를 건너 다른 지역 의료기관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제주도는 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최근 고위험 임신부와 신생아의 응급진료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제주대학교병원을 중심으로 제주지역을 고위험 임신부와 신생아를 24시간 진료하는 모자의료 진료협력체계 지역에 추가했다.

제주도 역시 ‘산모·신생아 응급진료 협력체계 구축 전담팀’을 운영하며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치료와 이송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정부와 제주도가 응급진료 협력체계 강화에 나섰지만 고위험 임신부의 타지역 이송은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이에 단순히 이송체계를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응급상황에 놓인 산모와 신생아를 제주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필수 의료인력과 신생아 중환자실 등 의료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도내 의료계에서는 24시간 지역 거점 분만 체계를 구축하고,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분만수가 개선 등 의료기관이 안정적으로 분만과 응급진료를 이어갈 수 있는 지원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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