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구 변호사의 사건파일⑳] 가상화폐 채굴장 화재 승소사례

김동구 변호사 / 기사승인 : 2026-02-06 09: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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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국내에서 약 4만 건의 화재가 발생한다. 화재는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원인과 책임소재를 놓고 복잡한 분쟁이 발생하기 일쑤다. 사후처리가 복잡하다. 화재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화재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지난 20여년간 화재 분야에서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해 온 김동구 변호사와 함께 화재소송 사례를 분석하고 일반인이 알아둬야 할 현명한 대응책 등을 알아보는 장기기획물을 연재한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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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4일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가상화폐 채굴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채굴장 건물과 채굴장 내부 채굴장비를 모두 불태우고, 건물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설비, 인근 다른 건물들까지 불태운 뒤 진화됐다.

가상화폐 채굴장 운영자들은 창고 건물을 임차한 후, 채굴장비 등을 구입한 뒤, 채굴장 인근에 거주하는 가상화폐 채굴 경험이 있는 사람(피고)에게 채굴장의 관리를 부탁하여 가상화폐 채굴장을 운영했다.

그런데 화재로 채굴장비가 불에 타고, 채굴장 건물 주인에게도 건물과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 주게 되자, 채굴장 운영자들은 채굴장 관리자인 피고에게 자신들의 손해액 약 3억원을 물어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법인(유한) 금성은 채굴장 관리인(피고)으로부터 소송을 의뢰받아 1심부터 대응하였고, 원고들 청구기각 판결을 이끌어냈다. 원고들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하는 한편, 항소심에서는 자신들의 손해액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건물주에게 배상한 금액도 피고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청구액을 4억5천만원으로 확장했다.

법무법인(유한) 금성은 항소심도 채굴장 관리인(피고)을 대리하여 수행하였는데, 2026년 1월 22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원고들의 항소와 확장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는 항소심 판결을 받아냈다. 의뢰인 피고가 전부 승소했다.

◆ 사건개요


가상화폐 채굴업자들은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창고 건물을 임차하여 그 내부에 가상화폐 채굴기 수백 대를 설치한 후 가상화폐 채굴을 시작했다. 그런데 가상화폐 채굴장에서 원인미상의 화재가 발생하여 채굴장 건물과 채굴장 내부 채굴장비를 모두 불태우고, 건물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 및 인근 다른 건물들까지 연소확산 됐다.

먼저, 채굴장 건물의 소유자 겸 지붕 태양광발전설비 소유자가 가상화폐 채굴업자인 원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했다. 당시 법무법인(유한) 금성이 채굴장 건물 소유자를 대리하여 채굴업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그러자 가상화폐 채굴업자들은 건물주에게 판결원리금을 모두 지급한 다음, 건물주의 친형이자 채굴장의 관리인인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 가상화폐 채굴업자들(3인 동업)
피고 : 채굴장 관리인(건물주의 친형)
화재발생 : 2022년 4월 24일 오후 3시 40분경 가상화폐 채굴장 내부

◆ 화재조사결과

소방과 경찰의 화재조사결과, 발화지점은 가상화폐 채굴장 창고 내부의 격실 첫 번째 철제선반의 바닥 면으로 추정, 즉 철제선반에 놓여 있던 채굴기에서 최초 발생했을 개연성이 높음. 화재 원인으로 방화 가능성, 가스적 요인, 인적 부주의는 배제 가능하나, 전기적 요인과 기계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은 배제하지 못함.

◆ 쟁점사항 – 가상화폐 채굴을 위탁하는 업무위탁계약 체결 여부

원고들은 피고와 가상화폐 채굴을 위탁하는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는 업무위탁계약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채굴기를 안전하게 운영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피고가 이를 소홀히 하여 화재가 발생하였으므로 채무불이행책임 법리에 따라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고, 피고는 원고들과 가상화폐 채굴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한 바 없고, 원고들에게 고용된 단순한 관리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업무위탁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는 피고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채굴기의 발열을 관리하고 채굴기를 안전하게 운영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업무위탁계약 이행불능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개연성이 높아진다.

반면, 업무위탁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채굴자의 관리인으로 고용된 것이라면, 채굴장 관리와 관련하여 피고의 고의나 과실이 증명되어야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고, 그렇지 않으면 책임이 부정된다.

이외에도 피고가 채굴기를 설치하거나 채굴기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화재 발생을 방지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첫째,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업무위탁계약은 체결된 것으로 판단했고 둘째, 피고는 업무위탁계약의 수임인으로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로서 채굴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위험에 대하여 적절히 대처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셋째, 피고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부정). 피고가 과연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는 「① 원고들이 구입하여 채굴장으로 보낸 채굴기는 중고 채굴기로서, 그 상태가 매우 좋지 못하였고, 피고는 채굴기의 상태를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원고들에게 이러한 점을 보고하였던 바, 원고들은 채굴기가 화재 발생 위험성이 높은 상태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② 피고는 중고 채굴기의 고장 사실을 수시로 보고하면서 원고들에게 수리를 요청하였음에도 채굴기를 수리하지 않고 방치하였다, ③ 이렇듯 채굴기가 화재에 상당히 취약한 상태에 있었음에도 채굴장 운영자인 원고들은 채굴장에 소방시설을 설치하거나 상주인력을 배치하여 화재 위험을 관리하도록 하지 아니하였다, ④ 원고들은 환기구 설치가 잘못되어 수분, 먼지 등이 유입되어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채굴장 설치 장소, 환경 등에 비추어 환기구 설치가 잘못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다른 방식으로 환기구를 설치하였다고 하더라도 먼지나 수분 유입은 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들은 피고가 화재에 취약한 재료로 채굴기 판넬작업을 하여 화재가 확산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는 전기판넬 공사 업체에 의뢰해 판넬작업을 한 것으로 보이고, 난연재료를 이용하여 판넬작업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는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면, 피고가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업무위탁계약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선관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고 모두 이행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피고가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지 않았고, 달리 화재 발생에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채무불이행책임(민법 제390조)뿐만 아니라 일반불법행위책임(민법 제750조)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결과적으로, 의뢰인 피고는 1심에서 원고들의 청구기각 판결을 받았고, 항소심에서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시켜 1심 및 항소심 모두 승소했다.

◆ 화재전문 김동구 변호사의 소회

1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되고 원고들의 항소가 기각되었기에 항소심에서도 피고가 손쉽게 승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과정은 희비가 엇갈렸다. 원고들은 항소심에서 다양한 증거신청을 통해 사실관계 및 책임 성립 여부를 치열하게 다투었고,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결 내용이 올바른지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 직권으로 조정에 회부하여 「피고는 원고들에게 6,500만원을 지급한다」라는 내용의 강제조정을 했다.

1심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승소 판결을 받았어도,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결과 다른 시각에서 일부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강제조정을 했을 때, 피고 입장에서는 쉽게 이의신청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항소심이 사실심의 마지막 기관인데, 여기서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한다면 이를 뒤집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항소심이 직권으로 강제조정할 경우에는 대부분 이의하지 않고 수용하고 있다.

저희는 며칠을 고민한 끝에 항소심의 강제조정 결정에 이의를 하였다. 채굴장 화재는 피고의 책임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법무법인(유한) 금성은 업무위탁계약 성립 여부에 관한 법리를 다시 한번 정리하는 한편, 1심에서 제출되지 않았던 채굴장 운영 관련된 원고들과 피고 사이 카카오톡 대화내용, 전화통화 녹취록, 중고 채굴기 상태 사진자료, 판넬작업 촬영 사진, 환기구 사진 등 자료를 입수하여 사실관계를 아주 세세하게 정리하는 등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 측의 주장과 증명을 받아들여 원고들의 항소와 원고들이 항소심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의뢰인 피고의 전부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1심에서 승소했다고 하더라도 항소심에서 항소를 기각시키고 승소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오히려 항소심의 재판과정이 더 치열하다. 사실심의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유한)금성 김동구 변호사

 

▲ 김동구 변호사

◆ 김동구 변호사 프로필
-1962년 12월 5일생
-법무법인(유한) 금성 화재소송센터 화재전문 변호사
-고려대학교 법학과, 대학원 법학과 수료
(노동법 석사과정)
-한국화재조사학회 정회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전, 중앙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주요취급업무 - 화재, 건축 관련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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